[미디어붓 전통시장 현장보고서] 세종·신탄진 북적, 금남대평 한산
[미디어붓 전통시장 현장보고서] 세종·신탄진 북적, 금남대평 한산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5.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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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우후죽순 생겨나고 구매 패턴 바뀌면서 침체 일로
조치원·신탄진은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 많아 평소에도 왁자지껄
현대화사업에만 치중하기보다는 고객 니즈 고려해야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하고 있는 금남대평시장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을 하고 있다. 미디어붓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하고 있는 금남대평시장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을 하고 있다. 미디어붓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일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통시장의 존폐는 100년 이상 지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생활터전의 흥망과 연관된다. 유성오일장은 1916년 10월 15일 개장돼 대전뿐 아니라 공주, 조치원, 금산, 논산 등에서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장터다. 장날이면 많게는 1만 명 이상이 찾는다. 유성장터는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자 진잠 현감을 지낸 문석봉이 유성오일장터에서 의병을 일으켜 을미의병의 효시가 된 곳으로 유명하다. 100년 전인 1919년 3월과 4월에는 독립만세운동이 일었던 곳이려니와 공주 만세운동의 시발점이 된 역사의 흔적이 깊은 장터다.

대전·세종 인근에는 100년 전통의 상설시장이 많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왁자지껄하던 난장판이 사라져가고 생계를 위한 소소한 장마당으로 변했다. 미디어붓은 세종(조치원)전통시장, 금남대평시장, 신탄진오일장을 둘러보며 전통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해보고 미래 해법을 찾아본다.

세종(조치원)전통시장은 오일장 외에도 항상 북적인다. 미디어붓
세종(조치원)전통시장은 오일장이 아닌 날에도 항상 북적인다. 미디어붓

조치원읍에 있는 ‘세종전통시장’은 1931년 개설돼 88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770년(영조46년) 동국문헌비고에 따르면 내년에 250년이 된다. 1931년에 연기군 조치원읍 원리와 정리에 걸쳐 5일장이 4, 9, 14, 19, 24, 29일에 들어서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오일장(五日場)은 장(場)에서 장(場)사이의 거리가 보통 걸어서 하루 정도였다. 때문에 5일마다 열렸다. 2004년 8월 충남 연기군 시절 조치원시장, 조치원 우리시장, 조치원 재래시장 등 3개의 시장으로 구역이 나눠진 것이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을 계기로 이듬해 ‘세종전통시장’으로 통합됐다.

현재 세종전통시장에 있는 점포 수는 대략 320여 개이고 700여 명의 상인(노점상 포함)이 종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임대로 운영하는 영세 점포들이다. 이들은 주로 곡물, 수산물, 식품, 과일, 정육, 야채, 잡화류 등을 팔고 있다. 세종전통시장은 오일장 외에 평상시에도 사람들이 붐비는 상설시장이다. 예로부터 국도1호선, 경부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지역 상권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대전, 청주, 천안, 공주 등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세종전통시장은 지난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표한 ‘가고 싶은 전국 전통시장 50선’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파닭의 원조인 ‘왕천파닭’,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광진짜장’, 머리고기와 수구레국밥을 파는 순대골목이 장터의 대표 가게다.

세종전통시장에는 3개의 주차장에 303개의 주차 면을 조성해 자동차로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특히 2017년에는 주차장 겸 이벤트광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대를 조성했고, 전통시장 행사와 각종 문화공연으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여느 전통시장과 달리 북적북적 방문객들로 붐빈다. 최근엔 전통시장 활성화 등의 성과로 2019도시재생 산업박람에서 도시재생사업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세종(조치원)전통시장이 행복도시 신도심 북쪽에 있다면 남쪽 생활권엔 금남대평시장이 있다. 70년 전통의 이 시장은 매월 2, 7, 12, 17, 22, 27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방앗간, 떡집, 닭갈비, 치킨, 백반 등 70여개의 다양한 점포가 밀집돼있다. 원래 인근 감성리에 섰던 시장을 1910년 일본인이 대평리로 옮겼고, 1946년 대홍수 때 금남면 면소재지인 용포리에 상설시장을 개설했다. 금남대평시장은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해왔으나 대전 근거리에 위치해 주민들의 자체시장 이용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장날 이용자수는 대략 300여명쯤이다.

최근,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대평시장 장날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이벤트, 체험 프로그램, 마술쇼, 5일장 재현, 핸드메이드 소품·액세서리 프리마켓, 마을기업 상품 전시·판매전, LED등 만들기, 풍선마임 마술쇼 등도 기대에 못 미쳤고 채소, 과일, 약초 좌판을 빼면 썰렁할 지경이었다. 이는 협소한 주차장 문제와 폐업한 가게가 많은 것도 활력을 잃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세종시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방문객을 제외하면 상설시장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신탄진시장은 매우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영조~헌종 사이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충청도읍지’에도 3, 8일장 기록이 있다. 근대에 들어 경부선 역(驛)과 연초제조창이 생겨 인구급증과 함께 시장 또한 번영했다. 하지만 1980년대 신탄진 우시장이 폐지되고, 급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근래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전통시장에 대한 호응이 늘어나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다. 또한 신탄진시장이 속한 대덕구는 대규모 공업단지가 있어 시장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신탄진 시장은 122개의 가게를 갖고 있는 상설시장에 더해 3, 8일에 5일장이 선다. 채소와 과일을 파는 상인 비중이 가장 높고 어패류, 건어물, 의류, 잡화 순이다. 이들 가운데 비교적 낮은 비중인 곡물은 전문적인 상인들보다는 소규모로 파는 60세 이상의 할머니가 많은 편이다. 계절이나 명절 같은 대목 때 특별히 취급하는 품목들이 있으나 대부분 사계절 같은 품목을 취급한다.

세종 전통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대형마트 등의 영향으로 많은 전통시장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럴수록 상인들 의식도 많이 변화해야 되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방법도 달라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지붕을 씌우는 등의 하드웨어적인 현대화사업 또한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여전히 전통시장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 있고, 이것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면 탈출구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고객 니즈를 생각해야한다. 옛날 방식으로 품목을 취급하고 장사를 해서는 더 이상의 경쟁력은 없다”며 “가령 젊은 층을 겨냥해 인터넷이나 SNS(인스타그램·페이스북) 소통도 필요하고, 상점 분위기도 바꿔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게에 들러 물건은 사지 않아도 배경 사진을 찍어 가면 언젠가는 잠재적 고객이 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주차장 확보 문제와 시설현대화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지원사업 대상 선정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전 도마큰시장과 충남 서천특화시장 등 지역 시장과 상점거리를 정부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온라인 쇼핑과 대형유통점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활력을 회복하고자 올해 2130억원을 투입한다는 게 골자다. 주차환경 개선사업에 대전 오류시장, 대흥동·은행동·중앙로지하상점가, 부사시장, 충남에선 온양온천시장, 웅천시장, 금산시장, 유구시장, 당진원도심상점가가 뽑혔다. 대전 한민시장, 도마시장, 논산 강경대흥시장에는 공영주차장 개·보수를 지원한다.

서천특화시장은 2년간 최대 20억 원을 지원해 지역 거점이자 롤모델로 육성하는 지역선도시장, 도마큰시장은 2년간 최대 10억 원 내에서 지역특색과 연계한 시장 투어코스 등을 개발하는 문화관광형시장으로 거듭난다. 천안역전시장, 명동대흥로 상점가, 천안역지하상가 등 3곳에서는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부여중앙시장은 노후전선정비사업, 천안 성환이화시장, 금산시장, 세종 금남대평시장, 전의왕의물시장은 화재알림시설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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