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지적에 박근혜 “예예예…” 이런 꼬락서니가 대한민국이다
최순실 지적에 박근혜 “예예예…” 이런 꼬락서니가 대한민국이다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5.1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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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사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연합뉴스

▶최순실은 허상이 아니다. 꾸며낸 픽션도 아니다. 실존인물이다. 국가와 국민을 농락하고 조롱한 국정농단 마녀다. 바보 같은 대소 신료들은 그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무지렁이 기업들도 돈줄을 대며 머리를 조아렸다. 뒷배를 봐준 박근혜도 허상이 아니다. 일국의 대통령을 지냈던 실존인물이다. 박근혜, 최순실, 정호성의 비선 회의 녹음파일이 공개돼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요약하면 누가 대통령인지 모를 정도로 최 씨의 농단이 하늘을 찌른다는 것이다. 시녀가 지시를 하면, 박근혜는 무력하게 “예예예”만 했다. 이게 어디 국가인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는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대통령이 한낱 여염집 이혼녀에게 ‘숙제’를 보여주고 검사를 받았다는 게 말이 되는가.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해야할 지경이니 개탄스럽다. 만약 서민이 '최순실 같은 짓'을 저질렀다면 어찌됐을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벌써 단두대에 끌려갔을 것이다. 만약 힘없고 ‘빽’없는 서민이 '뇌물'을 먹었다면 어찌됐을까. 뼛속 깊이 숨겨둔 10원짜리 하나까지도 탁탁 털어갔을 것이다. 이게 어디 국가인가.

▶한국 대통령의 말로(末路)는 비참했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계보는 한마디로 흑역사였다. 11명중 4명은 옥살이를 했고, 1명은 시해, 1명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또한 3명은 강제 하야, 2명은 아들 비리 때문에 최악의 임기 말년을 보냈다. 더구나 3명의 전직(전두환·박근혜·이명박)은 현재까지도 사법부 심판을 받고 있다. 멀쩡했던 대통령이 없었으니 국민들 삶도 멀쩡하지 못했다. 국민들도 반성해야한다. 저, 한심한 대통령들을 뽑은 사람이 누구인가. 국민이다. 우린 함정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함정을 파며 산다. 항상 자기 자신이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변하자고 외치면서, 본인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국민이 변하지 않으면 국가를 바꿀 수 없다.

▶박근혜는 자신의 외로움을 치유하고자 남을 버렸지만, 결국 그것으로 인해 버려졌다. 그 지경이 되도록 주변에서 간(諫)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버려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뭐가 문제인지 본인이 모른다는 거다. 모든 근원은 사과의 부재(不在)에서 출발했다.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반성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사과에는 반드시 1인칭 단수가 들어가야 한다. '미안하다' 한마디면 될 걸,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눙치려 드니 속이 뒤집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과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사과를 받아줄 마음이 있을 때 해야 한다. 사과를 받아줄 생각이 없는데, 사과를 하면 앙금만 쌓이는 법이다.

▶우린 왜 망하는가. 세상변화를 몰라서 몰락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알았지만, 그에 맞춰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기존에 하던 방식을 '더 잘하는' 쪽으로 나아간다. 일단 눈앞의 이득에만 몰입하는 것이다. 최순실 앞에서 “예예예”만 하던 사람이 어디 대통령인가. 그런 대통령을 뽑아놓고 “예예예”만 외쳐댄 위정자들이 어디 국민인가. 영남대통령에 지친 사람들이 호남대통령을 뽑고, 호남대통령에 지친 사람들이 영남대통령을 뽑는 이건 정치가 아니다. 이제 우린 국민에게 “예예예”를 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한다. 오랜만에 다시 악녀를 상기한 오늘밤, 아무래도 악몽을 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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