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인구
주름진 손등에
흙 마를 날이 없다
잡초 뽑으랴 손톱 자랄 틈 없이
쓰린 손끝 참아가며 쌀눈 떨어질까
조심조심 문지르면서 헹구어낸 자싯물
소구시통에 쏟아 붙던 어머니
시어미 구박에 부엌문 닫아놓고
절구통에 고추 찌며 흐느끼다가
솟구치는 설움 멈추지 않아
아궁이 뒤척이며 잿더미 속 불씨
물끄러미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 말리시던 어머니
늦은 밤, 자식들 해진 양말 꿰매려
바늘귀에 실 끼워 손바느질하시다
날카로운 바늘에 찔려
여린 살갗에 피를 흘려도
마른침 다 닳도록 날이 샐 때까지
실 끼우던 어머니
장 보러 가신
아버지 기다리느라 잠 못 이루나
자식들 학비 걱정에 잠 못 이루나
까맣게 그을린 얼굴 사이로
희미한 전구 등 불빛도 벗이 되어
어머니와 함께 밤을 지새웠던 시절
늘 유년의 추억 속에서
눈물겹도록 소중히 머물고 계신 나의 어머니.
<소구시통:소여물통-어릴적 어머님 생각하며···.>
◆정인구 시인 약력
△(전)우리동네가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 △선진문학작가협회 운영이사 △[선진문학발간] 민들레 동인시집 外 다수 △대전 정인구팥빵 1·2·3호점 대표 △선진문학 포항 아트갤러리빛 시화전 外 다수 △2018 지역언론 작품연재 △2019 미디어붓 작품연재
저작권자 © 미디어 붓 mediaboo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