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이 영웅입니다’
‘그분들이 영웅입니다’
  • 나인문 기자
  • 승인 2018.12.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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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저물어간다. 그야말로 격동(激動)의 한해였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가속화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의 만남과 도보다리 산책은 세계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기록됐다.

그런가하면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숨죽였던 여성들이 용기를 내 하나 둘 입을 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아직도 진행형이긴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018년은 사법부에도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은 상고법원 도입 등 법원 수뇌부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정권에 유리하게 판결을 왜곡하는 밀거래를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의 분노를 폭발시킨 재벌 오너와 기업의 갑질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국내 웹하드 업계의 대부로 알려진 양진호(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인 행각은 그야말로 사회적 공분을 들끓게 했다.

특히 2017년이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청산한 해였다면, 올해는 이명박 정부의 부정부패를 단죄한 한해라고 할만하다.

이처럼 다사다난한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는 풍경도 제각각이다.

아직도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를 외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새날을 맞이하는 이들도 있고, 더 큰 꿈을 꾸며 비상(飛上)을 서두르는 세인(世人)이 있는가하면, 아무런 꿈조차 꿀 수 없는 야인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송구영신(送舊迎新)을 가장 값지게 맞는 이들은 누가 뭐라 해도 이웃과 함께 하는 이들이 아닌가 싶다.

봉사를 해 본 사람들은 말한다. 몸은 고돼도 마음은 항상 기쁘고 행복하다고. 무엇보다 봉사란 우러러 나오는 것이어야 값진 것이라고.

세계 도시공원의 모범이랄 수 있는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슬럼화 될 때 도시 숲의 기능을 살려낸 이도 자원봉사자들이었고, 일본 후쿠시마에서는 연이은 지진과 쓰나미로 온 마을이 폐허가 됐을 때 마을과 주민들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봉사자들이었다.

2007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물산 소속 해상 크레인이 충둘해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때 검은 빛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낸 이들도 자원봉사자들이었다.
2007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물산 소속 해상 크레인이 충둘해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때 먹빛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낸 이들도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던 태안반도를 살려낸 이들은 바로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생업을 접고 경향각지에서 달려온 국민들, 수능시험을 막 끝낸 수험생들, 단 하루만이라도 일손을 거들겠다며 달려온 중·고등학생 모두가 검은 절망을 걷어낸 주역들이었다.

몇 해 전 일본에서 은퇴한 60대 중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당신은 행복한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서 행복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만학도,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나눔과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은 힘든 일을 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오히려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눔을 통해 자아를 성찰할 수 있고, 이기적인 자신을 넘어 남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길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가장 중요한 때가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이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뱉어버린 말, 이미 쏴버린 화살, 지난날의 삶, 그리고 봉사하지 않은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부와 명예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울리지 않는 종은 종이 아니다. 불리지 않는 노래도 노래가 아니다. 주지 않는 사랑은 그래서 사랑이 아니다. 봉사의 삶을 살아가시는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유다. 그들이 있기에 이 사회는 웃을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다. 그들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니, 다른 사람 또한 우리를 배려하려고 하는 것이다. 봉사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그분들이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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