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사(永平寺)는 반딧불과 가재, 다슬기가 사는 청정하고 아늑한 수행 도량이다. 봄에는 진달래, 철쭉, 금낭화, 하늘매발톱, 할미꽃, 제비꽃, 창포꽃, 패랭이꽃이 피고 여름에는 옥잠화, 수국, 나리꽃, 백련이 꽃 대궐을 이룬다. 가을에는 토종 대표 야생화인 선모화(구절초) 등 온갖 들꽃들이 앞 다투어 반긴다. 음력9월, 일주문에서부터 경내 곳곳에 피어나는 하얀 빛 구절초의 모습은 큰 스님의 설법만큼이나 깊은 감동을 준다.

영평사는 영원하고 궁극적인 행복과 원력(願力)을 추구한다. 조선중기에 창건된 사찰로 회자되고 있으나, 정확한 창건 시기는 모른다. 1987년 주지 환성이 요사 건립부터 시작해 중창 불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 말사로서 6동의 문화재급 전통건물과 3동의 토굴을 갖춘 전통사찰 제78호다. 1990년 대웅보전을 건립한데 이어 1996년 삼성각을, 1998년 설선당을, 1999년 적묵당을, 2001년 일주문과 삼명선원을 건립했다. 아미타대불·석가모니불·약사여래불·아미타여래불·관세음보살상·지장보살상 등의 불상과 후불탱화·신중탱화·칠성탱화·독성탱화·산신탱화 등의 불화를 봉안하고 있다. 대전포교원을 개설해 불교교양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외에 신도 상담을 위한 행복수련원, 템플스테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환성 주지 스님은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행복이다. 하루해를 일생으로 한다는 하루살이의 날갯짓도 그 지복의 표출이며 얼마 남지 않은 태양 잔열을 온몸으로 끌어안아 겨울을 준비하는 이름 모를 작은 풀꽃도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은 가시밭길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탐욕과 성냄을 내려놓은 그 그림 안에 있다”면서 “모든 존재의 본고향은 행복의 땅, 광명의 땅, 극락세계임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영평사를 감싸고 있는 장군산(將軍山)은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룡(逆龍)이라 하여 기운이 세찬 명당이라 불린다. 멀지 않은 곳에 마곡사, 갑사, 동학사 등 고찰들이 있어 명찰순례 불자들이 많이 찾는다. 영평사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청소년 문화의집에서는 세시풍속 알리기, 다도, 꽃꽂이, 서예, 예절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용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문화를 체험하게 한다. 10월에는 한 달 내내 전국 유명 연예인을 초청한 산사음악회, 매주 토·일요일 충청 공주지방 예술인 초청공연, 우리 차 시음회, 각종 예술품 전시회, 시낭송회 등 고즈넉한 산중사찰 분위기에 어울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평사는 사회공헌활동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세종시 소재 중·고·대학교에 졸업생 장학금을 매년 지급하고 있고, 매년 명절 때 어려운 가정 60여세대에 10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보시하고 있다. 공주교도소 재소자 법회와 위문품, 자매자 지원은 물론 공주 청소년자원봉사센터를 개설해 운영비와 장학금을 지급 중이다. 또한 육군 32사단, 62사단, 육군훈련소 등 군 포교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영평사의 항아리가 유명한데 이 항아리들은 ‘산사의 참맛’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만든  장독들이다. 방부제나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맑은 공기와 물, 햇볕으로 숙성시킨 죽염 장류로 소문나 있다. 때문에 사찰 경제 자립, 수행자도 노동을 해야 된다는 신념, 수행과 노동의 일치, 물심양면을 함께 베푸는 불교를 제창하며 영평식품을 운영한다. 모든 원자재를 토종만 사용하며 장류(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와 죽염 제조는 재래전통방식만 고집하는 토종중의 토종식품이다.

영평사는 경부고속도로 청주IC에서 30분, 대전당진고속도로 동공주IC에서 10분, 호남고속도로 유성IC에서 20분 거리에 있다.

나재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