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일부 수정·나머지 차일피일 늑장 일관
“이러고도 대한민국 국격을 말할 수 있나?”
청와대와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인사혁신처 등 국가기관의 영문 홈페이지가 엉터리 표기로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관장의 이름을 잘못 표기하거나 우편번호조차 제멋대로 표기하는 등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어 각급 기관 영문 홈페이지의 전반적인 감수와 즉각적인 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20여 년 동안 국가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영문 표기 오류를 바로잡는 일에 매달려 온 오용웅(79) 부산시 명예통역관이 미디어붓에 그 실태를 잇달아 제보하면서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 청와대 영문 홈피 General Information(청와대 알림) Map(약도)의 경우 2013년 문화재청 문화재명칭 영문표기 규칙에 따라 Gyeongbokgung을 Gyeongbokgung Palace(경복궁)로 수정해야 하고, 건춘문을 Geonchunmun Gate로, 광화문을 Gwanghwamun Gate로 수정해야 한다.
또한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Yeongchumun을 Yeongchumun Gate(영추문)로, Gwanghwamun(East Gate·광화문 동문)을 Geonchunmun Gate(East Gate·건춘문 동문)로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Seoul 03048 Republic of Korea(서울 03048 대한민국)를 Seoul 03048, Republic of Korea(대한민국 Seoul 03048)로, Seoul 03048 다음에 콤마를 찍어야 올바른 표기이다.
국무조정실의 경우 NOH Hyeong-Ouk을 Noh Hyeong-ouk(노형욱 실장)으로 수정하고 영문조직도에 있는 Ministry of Land, Infra structure and Transport를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기간 시설) and Transport(국토교통부)로 Infra와 structure를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 이를 띄어 쓸 경우 단어의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Namseok Yoo(남석유)라고 표기한 소장의 이름을 Yoo Nam-seok(유남석)으로 바로잡고 Cho Kyu-Kwang을 Cho Kyu-kwang(조규광)으로 수정하는 등 역대 소장의 표기도 전부 고쳐 써야 한다.
인사혁신처의 경우 human resource development를 human resources development(인재개발)로 통일해야 하고, 처장의 이름인 Hwang Seo Chong을 Hwang Seo-chong(황서종)으로 수정해야 한다.
감사원 역시 전·현직 원장의 영문 표기를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경우 미디어붓 보도 이후 일부 잘못된 표기를 수정했으나, 아직까지 상당부분의 ‘오기(誤記)’를 수정하지 않고 있어 “치부를 인정하기 싫어 ‘오기(傲氣)’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우선, 2000년 문화관광부가 고시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양향자 원장 인사말과 새소식(개원 70주년 기념식 개최)에 잘못 표기하고 있는 YANG HYANG JA를 Yang Hyang-ja(양향자)로 바로잡아야 한다.
또 Chungbuk Province를 Chungbuk-do(충북도)로 수정하고, 충북지사의 이름인 Lee Si-Jong을 Lee Si-jong(이시종)으로 바로써야 한다.
아울러 gover 다음에 n이 누락된 goverment를 government(정부)로 바꿔 써야 한다.
또한 개발원의 소재지가 군(郡)에 위치해 있는데도 시(市)로 잘못 표기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Jincheon city(진천시)를 Jincheon-gun(진천군)으로 고쳐 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새 소식에 표기한 korea의 소문자 k를 대문자 K(Korea)로 수정해야 한다. 국가명을 표기할 때는 대문자와 소문자의 차이도 엄청난 오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China는 중국을 의미하지만 china는 ‘자기(porcelain·도자기)’를 뜻하며, Japan은 일본을 지칭하지만 japan은 ‘옻 칠(漆)’, 즉 '일본제 도자기'를 일컫는다는 게 오 통역관의 지적이다.
오 통역관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양향자 원장(Yang Hyang-ja)을 Yang Hyang Ja, Yang Hyang-Ja, 심지어 Hyangja Yang(향자양)으로 표기하는 등 중구난방인데다, 우편번호 또한 제멋대로 표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야구(野球)의 룰(rule)을 모르고 야구를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영문 홈페이지를 보면 한마디로 난장판”이라며 “국치(國恥) 수준의 엉터리 영문 홈페이지를 정상 궤도(軌道)로 복구(復舊)시키는 첩경(捷徑)은 우리 사회에 백해무익한 기생충(PARASITE) 소굴인 사이비 무자격 번역사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