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쪽문- 박장락
어머니의 쪽문- 박장락
  • 미디어붓
  • 승인 2019.06.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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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쪽문- 박장락 


내 고향 빈집에 가면 열려있는 쪽문이 있다 
아버지가 닫아 두었던 쪽문이 
어느 해 부턴가 바람에 열렸다가 닫혔다가 
바람이 수런거리며 저마다 길을 묻는지 
담장을 넘어와 코끝에 걸린다 

문틈을 열고 들어온 박쥐 나는 밤 
백합꽃 피는 담장 옆 송아지 울음소리에 
소낙비 내리는 날 뒷짐 지고 가버릴 채비를 하는지 
두꺼비 한 마리 잰걸음으로 기어간다 

아버지 삼베 적삼 인두질하는 날 
숯이 새까맣게 타서 지붕 위 굴뚝새랑 
연무를 둘러친다 
언제부턴가 
어머니의 마지막 눈물이기도 했으리라 마는 
쪽문 열고 나가면 따라 나서는 
청설모 한 마리 
뒷산 자락에 잣나무 익어 가면 
오래 오래 바라보다가 문을 연다 

삐꺼덕 거리는 소리, 
들렸던가? 안 들렸던가? 
어머니의 몰래 흘리던 눈물이던가! 
들리지 않는 속울음 소리 
집 뒤란에 가면 다시 듣고 싶은 
어머니의 쪽문이 거기 있다. 

 

◆박장락 시인 약력

△경북 영양군 출생 2003년 모던포엠 등단 2005년 문학21 등단 2004년 한국인도대사 문학교류상 수상 아람문학 편집위원, 감사위원, 부회장 역임 한국 작가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영양지부 회원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2018 지역언론 작품연재 2019 미디어붓 작품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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