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에 마늘까지 '풍년에 운다' 정부 출하량 조절실패 '가격폭락'
양파에 마늘까지 '풍년에 운다' 정부 출하량 조절실패 '가격폭락'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6.2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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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하량 조절 실패로 풍작…지난해보다 40%가량 가격 떨어져
농민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산지폐기뿐…언제까지 밭 갚아 엎나”
정부는 올해 마늘 생산량이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이 힘입어 예년 수요보다 3만4000t쯤 과잉공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진은 양파 출하 공판장. 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마늘 생산량이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이 힘입어 예년 수요보다 3만4000t쯤 과잉공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진은 양파 출하 공판장. 연합뉴스

양파에 이어 마늘도 풍작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풍년의 역설’에 울고 있다.

농가들은 생산 과잉에 따른 양파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는 해마다 밭을 갈아엎는(산지 폐기) 농산물 수급안정대책에 기대는 처지다. 실제 올해 양파가격은 유례없는 폭락으로 홍역을 치렀던 2014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양파 20㎏ 도매가격은 8500원에 거래됐다. 1㎏당 425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4020원)보다 39.4% 낮은 수준이다. 5년 평년 가격(1만5460원)과 비교하면 45% 급락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가 25일 마늘 종합 대책을 발표한 이유는 마늘 재배면적이 늘고 최근 10년 사이 최상의 작황이라고 할 만큼 풍작을 이루면서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당정은 이날 마늘 수급안정대책에서 수급 상 예상되는 과잉 생산량 3만7000t을 산지출하기에 시장 격리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이 손잡고 마늘 소비 촉진 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마늘에 앞서 양파도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정부는 양파 공급 과잉 예상물량 12만t 전량을 시장에서 격리하고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등과 함께 소비 촉진에 나섰다.

박완주 의원은 “마늘 재배면적과 생산단수의 증가로 현재 생산량을 감안하며 7~8월 마늘 산지가격은 전년도 가격인 2900원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시세 불확실성과 시장 불안 심리로 거래가격 하락이 우려돼 방안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지에서도 수매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 충북 단양 단고을조합 공동사업법인은 단양군 특산품인 단양황토마늘 수매가격을 접(100개)당 상품 기준으로 크기에 따라 2만6000~3만원에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000~5000원 하락한 것이다.

올해 전국의 마늘 재배면적은 2만7689㏊로 지난해에 비해 16.7%가 감소했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풍작으로 마늘 생산량은 36만8000t에 달해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이 20.6%나 크게 늘었다. 이처럼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최근 마늘 도매가격은 1㎏에 282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81원에 비해 29%나 뚝 떨어졌다. 충남의 마늘 재배면적은 3418㏊로 경남 6598㏊, 경북 5998㏊, 전남 5803㏊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다.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폭락은 양파도 마찬가지다. 올해 전국적인 양파 재배면적은 1만 8923㏊로 지난해에 비해 2.2%가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생산량은 128만1000t으로 13.4%나 늘었다. 이로 인해 양파의 도매가격도 1㎏에 40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0원에 비해 무려 43.9%나 하락했다. 충남의 양파 재배면적은 944㏊로 전국 6위 수준이다.

충남도는 마늘에 대해 정부비축물량을 5000t에서 5만t으로 확대해 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7월부터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행사와 직거래 특판 행사 등을 열 계획이다.

양파농사를 업으로 하고 있는 농민 K씨는 “정부의 출하량 조절 실패로 매년 작황이 들쑥날쑥하다”며 “몇 년 간 내놓은 대책이라곤 산지 폐기가 전부”라고 성토했다. 이어 “자식처럼 기른 양파·마늘을 밭에서 갈아엎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겠다”면서 “좀 더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농가대책을 세워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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