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 도루묵’은 '묵'이 아니라 '생선'이다.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가던 선조가 ‘묵’이라는 생선을 먹어 보고는 맛이 좋다며 ‘은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궁궐에 돌아온 뒤에 다시 먹어 봤더니 맛이 너무 없어서 '도로 묵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이 ‘도로 묵’이 ‘도루묵’이 됐다.
바닷물고기 도루묵은 원래 ‘돌목’이라고 했다. 돌목이 ‘도르목’으로 소리가 변한 뒤 다시 ‘도루묵’이 된 것이다. 도루묵은 등이 누리끼리하고 옆으로 편평하게 생겼는데, 맛이 별로 없어서 거의 생선 취급을 못 받았다. 어부들이 힘겹게 그물을 끌어올렸는데 도루묵만 잔뜩 들어있으면 말짱 도루묵이라 했다. 평생 염불을 외웠지만 아무 소용없게 됐다는 '도로 아미타불'이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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