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실제 방사성 물질이 오염된 현장에서 원전 해체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원과 벨라루스 국립과학원(NASB)은 8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원자력시설 해체 및 부지복원 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방사성 오염 시설·부지에 대한 모니터링, 방사성폐기물 및 오염 토양 처리에 관한 기술협력에 들어간다.
이어 해체 핵심기술 검증, 부지복원 분야 공동연구도 추진한다. NASB는 한국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유사하게 산하 52개 연구소·센터를 두고, 기초·응용 연구를 포함한 모든 주제의 과학 활동·기획,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동유럽에 있는 벨라루스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국토의 20% 이상이 오염됐다. 현재까지 오염 부지 내부의 정확한 오염분포 측정이나 오염 토양 처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원은 개발 중인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기술의 타당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벨라루스 현지 오염 시설·부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양 기관은 '한-벨라루스 미래원자력 협력 포럼'을 열어 기술 개발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구체적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연구원은 벨라루스를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유라시아 지역 국가와 실질적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원석 원장은 "시설 제염, 부지복원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보유한 벨라루스 측과 해체 기술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동반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