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붓 칼럼으로 본 경제왜란]우린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디어붓 칼럼으로 본 경제왜란]우린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8.04 0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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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나재필-문방사우]"평화 살리려다 민생이 죽었다"
일본 경제 만행에 위정자들 전전긍긍…애국심에만 호소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일이 되는 줄 알았다. 김정은이 우리 땅을 넘어오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는 순간 모두들 기절초풍했다. 쇼맨십 강한 트럼프는 중간에서 바람을 잡으며 리사이틀 쇼를 즐겼다. 얼마 후, 북한은 미사일 놀이를 멈췄다. 미국은 미사일을 부쉈다. 한국은 미사일 멈추는 대가로 식량을 양껏 준비했다. 그러는 사이 일본은 들러리도 서지 못한 채 서성댔다. 아베는 ‘아, 배야’라고 되뇔 뿐이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북한은 미사일을 다시 쏘기 시작했다. 미국이 되레 들러리로 전락했다. 배 아파하던 일본은 작심하고 생떼를 부린다. 그저 엑스트라였던 러시아와 중국은 ‘전투기 쇼’를 벌이며 우리 영해를 농락한다. 이게 다 무슨 일인가. 통일이 눈앞에 온줄 알았는데, 통일은 둘째 치고 완전히 놀림감 신세다.

▶대통령이 북한과 평화, 통일을 외칠 때 (사실) 민생은 죽었다. 자영업자는 거리로 내몰렸고 서민은 집 한 채 갖기도 어려워졌다. 수출기계는 멈춰 섰고 노동자는 삽 대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물가는 폭등했는데 생산자는 곡소리를 낸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니 삶의 평화가 깨졌다. 곳곳에서 육두문자가 난무한다. 가정의 평화가 이뤄지지 않을진대, 국가의 평화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린 것인가. 누구의 종이었고, 누구에 의한 종이었나. 정치란 자고로 건망증의 산물이다. 좋은 일도 금방 잊히지만, 나쁜 일도 금방 잊는다. 그 ‘시간의 희소성’이란 것이 국민들을 아둔하게 만든다. 나를 죽인 정치가 조금만 지나면 나를 죽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일부러 기억하지 않으려고 한다.

▶‘쪽발이(쪽바리)’는 일본인을 비하하는 속어다. 엄지발가락과 나머지 발가락들을 나눠신는 ‘게다’(쪽발)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붙었다. 쪽발이를 얘기할 때 단골처럼 따라다니는 말이 ‘쪽발이 근성’이다. 그 ‘근성’은 얍삽하고 이중적인 인간성을 말한다. 정면에서 말하지 않고 배배 꼬면서 간을 보는 태도, 사무라이처럼 나대지만 실은 아주 비겁한 행태를 보이는 족속, 눈앞의 이익을 취하면서도 명분을 쌓고 변명하는데 익숙한 민족. 일본은 1941년 12월 9일 진주만을 공격했는데, 선전포고 없는 기습이었다. 청일·러일전쟁도 그랬다. 루스 베네딕트는 작품 ‘국화와 칼’에서 ‘아름다운 국화를 키우며 무시무시한 칼을 휘두르는’ 이들의 야만적 행위를 희화했다. 이번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도 ‘뒤통수 때리기’의 전형이다.

▶허구한 날 싸움질만 하던 국회가 마치 애국자가 된 양 분기탱천하고 있다. 늦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일이 터지고야 부랴부랴 서두르는 모양이 참으로 국회스럽다. 사고(事故)는 여러 건의 요인들이 겹겹이 누적될 때 발생한다. 국가적 위기 역시 그러하다. 임진왜란 2년 전, 일본 사신들은 ‘공작새와 조총 2자루’를 상납하며 정세변화의 징표들을 보여줬지만, 선조는 조총을 ‘병기고에 넣어두라’며 무시해 버렸다. 왜가 쳐들어오면 명이 도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조선 조정의 안일한 판단과, 일본이 경제보복을 하자 미국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절묘한 오버랩이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경제왜란’을 이겨내기 위해 줄기차게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열흘 후면 광복절이다. 우린 무엇을 복권했는가. 우리의 주권은 튼실한 것인가. 도대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위정자들이여, 언제까지 애국심에만 호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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