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폭 두목이 사형집행 직전 남긴 말
중국 조폭 두목이 사형집행 직전 남긴 말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8.16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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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직폭력배 두목이자 재산 7조원대 광산 재벌인 한룽그룹 류한 회장은 죽음 앞에서 죽음을 거부했다. 중국 부호 148위에 오를 만큼 돈방석에서 떵떵거렸지만 경쟁관계에 있던 8명을 살해하는 등 11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는 사형 집행 직전 펑펑 울며 선처를 호소했다. 물론 번복은 없었다. 그는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억울했을 것이다.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다가, 돈을 놓고 떠나야하는 그 허망함이 억울했을 것이다. 돈과 목숨을 바꿀 수는 없다. 그 가벼운 상식은 모두 알고 있지만, 절벽 위에 섰을 때야 깨닫는다. 인간은 똑똑한 척하고,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지만, 그건 똑똑한 것이 아니라 똑똑해지고 싶은 욕망일 뿐이다.

▶류한 회장은 사형집행 직전 이태백보다 더 슬프고 여린 ‘시 같은 말’을 남겼다. 졸지에 유언이 돼버린 시어는 명언으로 남았다. 내용 전체를 요약한다.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노점이나 작은 가게를 차리고 가족을 돌보면서 살고 싶다. 내 야망, 인생, 모든 게 잠깐인 것을,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물처럼 그냥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악 쓰고 소리 지르며 악착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그렇게 못살았다. 말 한마디 참고, 물 한 모금 먼저 건네주며, 잘난 것만 재지 말고, 못난 것도 보듬으면서 살았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을 이제야 알았다. 세월의 흐름이 모든 게 잠깐인 것을, 흐르는 물은 늘 그 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왜 나만 모르고 살았을꼬? 무엇을 얼마나 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동안 아등바등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돈은 좋다. 돈 싫어할 사람은 한명도 없다. ‘어쩌면’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아도 행복은 돈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돈이란 건 아미타불, 아멘이다. 있으면 천국이고 없으면 지옥이다. 또한 의지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의지하게 만든다. 골빈 자가 이르길 돈은 최상의 가치다. 인생의 끝은 있다. 그러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끝을 보는 순간 끝이다. 끝은 두렵기도 하거니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소멸되기에 더 두렵다. 끝의 가치는 끝을 모르는데 있다. 끝을 안다면 지금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끝의 끝에는 검증되지 않은 ‘후회’라는 상실감만 자리한다. 가장 아름답게 소실될 방법은 없다. 죽음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아름답지 않다. 다만 변명과 핑계가 남아서는 안 된다. ‘그랬더라면’은 가장 멍청한 후회다. 일찍 알았더라면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그렇다.

▶한바탕 아팠다. 원인은 없고 증상만 있는 아픔이었다. 다만 결론적으로 깨달은 바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뻔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거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는데 그게 더 아팠다. 보통 가슴에 난 상처는 전이된다고 한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곳저곳 쑤셔댄다. 그 졸렬한 전염은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기쁜 일은 좀처럼 퍼지지 않는다. 인간이란 매개(媒介)는 슬프거나 아픈 것만 옮기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슬퍼하는 순간, 이미 타인은 슬퍼할 채비를 마친다. 되도록 눈치 채지 못하도록 정교하게 덫을 놓고 낄낄거린다. 때문에 아플 권리조차 빼앗긴다. 편안하게 아플 기회조차 앗아간다. 인간은 간교한 쪽에 가깝다. 아무리 믿음을 줘도 스스로의 교활함에 최악의 배신을 한다. 끝을 모르는 인간은 끝에 가서야 가슴을 친다. 어쩌면 그렇게 적당히 멍청하기 때문에 삶이 존속하는지도 모른다. 아뿔싸, 돈보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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