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봉사자 "나이도, 국적도 잊고 뜁니다"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봉사자 "나이도, 국적도 잊고 뜁니다"
  • 나인문 기자
  • 승인 2019.08.25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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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자원봉사자 “나이를 잊게하는 봉사, 봉사가 건강비법”
최연소 자원봉사자 “처음하는 자원봉사, 설레여요”
외국인 자원봉사자 “한국을 사랑해요, 이제 나의 나라”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자원봉사자인 최정자(최고령), 김도운(최연소), 팔라쉬(외국인). 충북도 제공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자원봉사자인 최정자(최고령), 김도운(최연소), 팔라쉬(외국인). 충북도 제공

100여개국 4000여명의 세계인이 참가하는 국제 유일의 종합무예경기대회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가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그 누구보다도 대회 개최를 손꼽아 기대하며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숨은 일꾼으로 활약할 914명의 자원봉사자이다. 그중에 누구보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기다리는 3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최정자(82·여·오뚜기봉사단 회장) 할머니

-처음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열심히 사업을 했고, 정말 남부럽지 않을 만큼 풍족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를 먹었고, 이후 사업을 그만두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기 위해 바로 봉사를 시작했죠. 건강, 삶의 지혜, 재능 등 내가 받은 게 참 많아요. 많은 것을 받아 행복하게 살았기 때문에 돌려주려고 봉사를 시작한 겁니다. 봉사는 가리지 않고 급수, 환경정화 등 뭐든지 하려고 합니다. 봉사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본래 성격도 성질이 까칠했는데 봉사하면서 '그럴 수도 있다'라는 걸 배워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됐죠. 이제는 다 이해하고 배려합니다."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자원봉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항상 충주시에서 하는 모든 축제나 행사에 참여해 봉사해왔습니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전 세계에서 4000명의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큰 규모의 행사입니다. 그것도 한국 중에서도 충주에서 열리니 충주시민으로서 외국인들을 환영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예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

"충주에서 무예와 관련된 축제가 많이 열려서 충주시민으로서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다른 시도 시민들에게 우리 지역은 무예가 특성화돼있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충주는 무예의 고장이기 때문에 봉사를 많이 해온 터라 무예가 익숙하죠. 무예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놀라고 감탄스럽고 각 나라 고유의 무예가 세계로 전파되는 등 많이 발전했구나 싶습니다. 더군다나 지구 반대편에서 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택견이나 태권도 등을 멋스럽게 하는 걸 보면 무예로 하나 된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무예마스터십의 자원봉사를 시작하기 전인데 마음가짐은 어떠신가요.

"많은 사람이 와서 여러 종목의 경기를 합니다. 그중에는 팔십 평생 처음 보는 무예도 포함돼어 있어서 기대가 큽니다. 충주 자원봉사자들은 책임감이 강해 맡은 임무를 충실히 감당합니다. 길거리 환경정화 봉사를 다니면 쓰레기를 주울 게 없을 정도로 깨끗하죠. 다들 열심히 합니다. 게다가 자신이 환경정화 업무를 맡지 않은 봉사자인데도 쓰레기가 있으면 줍습니다. 그 정도로 마음가짐이 확실하게 돼있다는 뜻이죠."

-그동안 많은 대회(5대 체전 등)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면서 느낀 것은 무엇이며, 이를 바탕으로 무예마스터십에서 어떻게 자원봉사를 할 예정인가요.

"충주를 찾는 외국인과 타지 사람들에게 체육관마다 종이 한장 없이 깨끗한 거리를 보여줘야 합니다. 또 친절하게 웃는 얼굴로 다가가서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줘야 하죠. 그러면 좋은 인상을 받은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한국 충주 무예마스터십에 갔더니 봉사자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잘해주더라라며 홍보하지 않겠어요? 그들에게 사랑과 행복, 웃음을 줘서 본국에 가서 자랑하게 하고 싶습니다."

-최고령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실 예정인데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봉사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봉사를 하면서 힘들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 오뚜기봉사단의 회장으로 일을 하고 있어 나보다 아랫사람들이 나를 믿고 따라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치고 힘들어선 안 됩니다. 제가 회장이니까 일사불란하게 즉시 바로 따라오게끔 계획적으로 합니다. 먼저 책임감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봉사자들도 함께 따라옵니다."

-자원봉사를 하려면 건강이 필수인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나이를 기억 못합니다. 누가 제 나이를 말하면 '어? 내가 벌써 팔십이 넘었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왜 10년 전이나 똑같으냐'고 물으면 전 '봉사를 해서 그렇다'고 말해줍니다. 봉사가 건강의 비법이죠. 건강하니까 행복하고 봉사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원봉사는 삶의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열심히 하니 마음이 즐겁고 아플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기쁩니다. 제가 가진 기술로 머리도 잘라주고, 옷도 만들어주고, 양로원 가서 중증장애인 앞치마도 만들어줍니다. 그런 게 제 삶의 보람입니다. 복잡한 서울에서 살다가 환경이 좋은 충주에 내려와 사니 행복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충주에서 많은 봉사를 해서 제가 받은 모든 것을 다 돌려주고 베풀며 살고 싶아요."

◆김도은(14·여·예성중 1학년·최연소 자원봉사자)양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자원봉사자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등학생인 언니가 통역 봉사를 신청한다고 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돕지 않는 건 옳지 않으니까 ‘해보자’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사실 자원봉사자 지원 시 나이가 ‘만 15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외국에서 살았던 이력이 있어서 통역자원봉사자로 인정받아 뽑히게 됐어요."

-외국 유학은 얼마나 어디로 다녀왔고, 느낀점은 무엇인가요?

"2년 동안 필리핀에서 살았어요. 처음 갔을 때 언어를 몰라서 친구들과 대화하지 못해서 힘들었습니다. 한국에만 있었다면 몰랐을 겁니다. 언어의 장벽을 느끼게 돼 영어를 익히기 시작했고 점점 다른 나라의 언어에도 관심이 가서 여러 가지 언어를 배워보고 싶었죠. 지금은 중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음 무예마스터십 경기에선 중국어 통역사로 참여하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무예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

"제가 무에타이를 3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무예에 대해 관심과 흥미가 있어요. 무에타이는 체력을 키우고 다이어트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나 재밌더라고요. 힘도 세지고, 건강도 좋아졌습니다. 또 제가 내성적인데다가 겁이 엄청 많은데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도 무에타이를 계속할 예정이이요. 아직 부족한 실력이지만 지속적으로 연습해서 내년에는 대회에 나가볼 생각입니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후 무예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무에타이를 하다 보니 무에타이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번에 진행된 무예마스터십 자원봉사자 발대식에 참석해보니 세계에는 많은 무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다양한 무예를 접하고 경험하는 기회로 삼을 예정입니다."

-무예마스터십 자원봉사자로서 기대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에만 있다 보면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 회화 능력도 키우고, 그들의 문화도 배울 것 같아 기대됩니다. 충주를 찾은 외국인들이 한국과 충주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최연소이고 처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되는 데 걱정되는 점은 없나요?

"제가 많이 어리다 보니 경험과 지식이 많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성격이 소심한 편이죠. 제가 통역을 하다가 실수하거나 제대로 하지 않고 부끄러워해서 피해를 끼칠까봐 걱정이 되긴 합니다. 각국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충주에 있는 동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팔라쉬(PALASH KARMAKAR·방글라데시·37)씨

-자원봉사자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충주시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길을 물어보면 시민들은 항상 가던 길을 멈추고 제 손을 붙잡아 이끌며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제 고향 방글라데시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일하는 농장 대표님한테 '한국에서 오래 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비단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충주에 살면서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 방글라데시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던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곳곳에 물이 넘치고 전기가 끊깁니다.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피난을 가지만 집과 재산을 잃어 갈 곳이 없습니다. 지난 2001년 방글라데시에 비가 많이 내려 물이 계속 찼지요. 피난을 다니느냐고 몸이 계속 아팠어요. 이때 피난민들에게 다른 나라에서 오는 약과 음식, 입을 옷 등 구호물품을 전달했습니다. 그 구호물품을 빼돌리는 나쁜 사람들이 있어서 친구들끼리 뭉쳐서 빼앗아 나눠주기도 했지요."

-평소 관심 있던 무예가 있나요.

"저는 한국의 태권도가 너무 좋지만 잘은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선 소수 인구만 태권도를 잘합니다. 한국에 살면서 태권도를 잘 배우고 익혀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요. 특히 여자들이 많이 힘들기 때문에 태권도를 가르쳐줘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싶은 게  바람입니다.

-자원봉사를 농장대표가 추천했다고 들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0년 5월 한국에 왔는데 처음 한국 와서 일을 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과 사모님이 가족처럼 잘 대해주십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자가 끝나면 다시 해주는 사람이 없죠. 대부분의 외국이 노동자들은 비자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우리 대표님은 일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해서 연장해줍니다. 또 우리를 믿어줍니다. 믿어주니까 그만큼 저도 열심히 일을 하게 됩니다. 대표님이 비용을 내줘 친구들과 대표님 가족과 같이 제주도로 여행도 다녀왔죠.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어디에도 이런 대표님은 없다고 하더라요."

-고국에서 경기하러 온 선수들을 만나면 어떨 것 같나요?

"오랜만에 방글라데시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충주시에 자리 잡고 2년 쯤 지나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 너무 반가웠습니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회포도 풀었죠. 그때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회포도 풀고 싶어요."

-고국에서 온 선수들에게 어떻게 통역할 예정이신가요?

"한국을 찾는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안전과 건강입니다. 무엇이든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몇 개월 전에 같이 일하던 외국인 친구의 손가락 두 개가 잘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후로 같은 나라사람 보면 전화해서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경기를 하러 온 선수들도 마찬가지죠. 건강하지 못하면 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먼저 건강하고 봐야 운동도, 일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죠. 건강이 최고입니다."

-자원봉사자로 임하는 각오 한 말씀.

"저는 한국을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죠. 제가 받은 사랑을 다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한국은 내 나라고, 지금 일하는 농장이 내 일터입니다. 내 일인 만큼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큽니다. 아무쪼록 제가 모자라고 부족해서 대회에 피해를 끼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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