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열병 한강 넘어 ‘南으로…’ 일주일 넘었는데 감염경로 ‘깜깜’
돼지 열병 한강 넘어 ‘南으로…’ 일주일 넘었는데 감염경로 ‘깜깜’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9.23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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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건너 김포…파주서 발생…일주일에 3곳 발병해 방역비상
어미돼지 4마리 유산 증상·1마리 폐사…3㎞내 3200여마리 살처분 대상
충남 1227개 농가 일제소독…멧돼지 기피제도 보급
충북도, 338개 양돈 농가 일제소독
20일 충남 홍성 홍주종합경기장의 거점소독시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차량 소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충남 홍성 홍주종합경기장의 거점소독시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차량 소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남쪽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23일 경기도 김포 통진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확진됐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병한 이후 경기 연천군에 이어 일주일 사이 세 번째 발생이다. 경기도 3개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치사율 100%에 이르는 이 전염병이 경기도 북부에서 남쪽으로 확산의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날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의 한 양돈 농가에서 추가로 의심 신고가 또 접수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오전 김포의 한 양돈농장에서 모돈(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여서 정밀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양돈농장의 다른 방에서는 모돈 한 마리가 임신해 배가 부른 상태에서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 농장은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파주 농장으로부터 약 13.7㎞, 연천 농장으로부터 45.8㎞ 각각 떨어져 있다. 농식품부는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하도록 규정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보다 살처분 범위를 확대해 3㎞ 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기존 관례대로 살처분 하면 이번 김포 농장까지 포함할 때,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총 2만 마리가량을 살처분하게 된다.

‘축산1번지’ 충남도에 비상이 걸렸다. 도는 이날 전국 일제 소독의 날을 맞아 공동 방제단과 시·군 보유 소독 차량 123대를 활용, 도내 전체 돼지 사육 농가 1227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독을 했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생석회가 씻겨 나간 만큼 도내 전체 양돈 농가에 생석회 245t을 다시 보급해 농장 출입구에 뿌리기로 했다. 도내 양돈 밀집 단지와 남은 음식물 급여 농가, 방목 농가 등 취약 농가 93곳을 대상으로 내달 4일까지 바이러스 정밀검사를 한다. 도내 14개 시·군 18곳에서 거점소독시설을 운영 중이며, 논산의 밀집 양돈 단지 2곳에 운영 중인 이동통제초소를 보령·홍성·천안까지 4개 시·군 8곳으로 확대한다.

야생 멧돼지에 의한 ASF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전체 농가에 야생 멧돼지 기피제 1165㎏을 공급한다. 현장 통제반 16개 반, 453명을 꾸려 멧돼지 서식지와 방목형 양돈 농가 주변의 포획시설을 점검하고, 14개 시·군과 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소독과 출입 제한 이행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 경기지역 ASF 발생 농장이 이용한 도축장을 도내 농가 차량이 방문한 간접 역학 농가 197곳에 대한 임상 검사 결과,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도내 모든 돼지와 돈분을 경기도와 인천, 강원 지역으로 반출하는 것이 금지되며, 반입 금지 조치도 내달 15일까지로 연장됐다.

도 관계자는 “충남의 돼지 사육두수는 240만6000마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며 “앞으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2∼3주 동안 전 행정력을 동원해 전시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충북도도 이날 도내 338개 양돈 농가와 축산관계시설에 대해 일제 소독을 벌였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작업에는 도와 시·군, 농·축협 공동방제단 등이 보유한 소독 차량과 광역방제기 등 장비 99대가 총가동됐다. 충북농협이 지원한 생석회 67.6t도 시·군을 통해 각 농장에 배부됐다. 도내에는 17개 거점소독소가 운영 중이다. 도는 농장 간 차량 이동 등을 감시할 통제초소를 39개에서 130개로 늘릴 계획이다. 도내 338개 양돈 농가가 62만8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첫 확진 판정이 나온 17일 이후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여전히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지목돼왔다. 그러나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와 연천의 농가는 이들과 모두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하고 1마리가 폐사해 확진 판정을 받은 김포 농장에 대해서도 원인을 파악 중이다. 이 농장도 앞서 확진 농장과 마찬가지로 발병 원인에 해당하는 항목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고 농장은 모돈·자돈·비육돈을 함께 기르는 곳으로, 야생 멧돼지를 막기 위한 울타리와 창문이 있는 축사다. 잔반 급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올해 5월 북한에서 이 전염병이 발생한 후 북한과 접경지인 파주, 연천 등에서 발생 및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점을 고려해 멧돼지나 감염 돼지의 분뇨를 통한 전염도 의심하고 있다. 올여름 태풍으로 물이 불어난 한강과 임진강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환경부는 북한에서 올여름 태풍으로 강물을 방류하면서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임진강과 한강 하구 합류점에서도 채수해 바이러스 검사를 다음 달 초까지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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