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는 가두고 가축은 풀어 키운다
채소는 가두고 가축은 풀어 키운다
  • 미디어붓
  • 승인 2019.09.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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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동물을 가둬 키우지만 라오스 사람들은 채소는 가두고 가축은 풀어 키운다.

인도차이나 식민시절 프랑스인은 ‘베트남 사람들은 벼를 심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벼가 자라는 것을 보고, 라오스 사람들은 벼 익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벼 익는 소리를 듣는 라오스인들은 시적이고 여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표현이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모두 시골이다. 시골에선 자급자족이 중요하다. 집집마다 마당에서 채소를 키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채소라고 해 봐야 상추 또는 파 등 집에서 먹을 작은 양이다. 그런데 이 채소들은 대부분이 그물로 덮여져 있거나 대나무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다. 아니면 높은 곳에 올려놓고 키운다.

벼를 키우는 논도 마찬가지다. 넓은 논도 모두 대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가두어서 키운다. 이유는 풀어 키우는 가축들 때문이다. 가축들이 여린 싹이나 곡식을 뜯어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동물이나 가축은 묶거나 가두어 키우지 풀어 놓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채소와 가축을 키우는 방식이 한국과는 정반대다.

그래서 라오스에선 ‘채소는 가둬서 키우고 가축은 풀어서 키운다’는 말을 하는지 모른다. 발 달린 가축들을 풀어 놓고 움직이지 못하는 채소를 가두어 놓는 것이 더 이치에 맞지 않는가? 라오 사람들이 가축과 채소를 키우는 방식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추수가 끝난 논은 가축들에게 맘껏 볏짚을 먹을 수 있도록 가두었던 논의 문을 열어준다. 라오스는 추수할 때 한국처럼 벼 아랫부분을 자르는 게 아니라 벼의 낱알부분만 자르기 때문에 가축들의 여물로 쓸 부분이 많이 남는다. 소들은 편하게 여물을 먹어서 좋고 논주인은 소들의 배설물이 퇴비가 되어서 좋다.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13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람이나 마주 오는 차량, 오토바이보다 더 조심해야하는 것이 바로 가축이다. 소, 돼지, 염소, 닭, 거위는 물론이고 개, 고양이 등이 도로를 점령하거나 가로질러 달리기도 한다.

심지어 대형 뱀과 호랑이가 도로를 횡단하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말 싸바나켓 지역의 9번 도로를 횡단하는 호랑이가 촬영된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오기도 했다. 도로는 모든 가축과 동물이 차량과 뒤엉켜 다니는 공용의 길이라고 보면 된다. 당연히 로드 킬도 많다. 특히 새벽에 길을 나서 보면 죽은 동물이나 가축의 사체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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