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뚝뚝’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뚝뚝’
  • 미디어붓
  • 승인 2019.10.26 1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뚝뚝'은 라오스의 택시 같은 대중교통수단의 하나다.
'뚝뚝'은 라오스의 택시 같은 대중교통수단의 하나다.

라오스를 상징하는 대중교통수단은 ‘뚝뚝(Tuk Tuk)’이다. 태국,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전역에서 간편한 현지 택시로 이용되고 있다. 뚝뚝은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들었으며 뚝뚝이란 명칭은 오토바이 소리의 의성어다. 오토바이 뒤편에 트럭처럼 개조해 운행하는데 보통 4~6명 정도가 탈 수 있다.

뚝뚝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현지 교통수단이다. 비엔티안 시내에선 딸랏싸오(새벽시장)나 남푸분수 앞, 여행자거리(세타티랏 도로) 인근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호텔 앞이나 주요 길목에서도 진을 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손님이 없을 경우에는 차량 뒤편에 그물침대에 누워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면서 편안하게 기다린다. 한국의 택시는 손님을 찾아 경쟁하듯 빠르게 도로를 달리는 것에 비해 이곳 뚝뚝 기사들은 길목에서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가히 시간이 멈춘 나라라는 말이 실감난다. 손님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오기를 기다리는 뚝뚝이는 어찌 보면 참으로 편하게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뚝뚝 기사들.
하염없이 기다리는 뚝뚝 기사들.

라오스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꼽으라면 첫 번째가 교통경찰이고 두 번째가 뚝뚝 기사다. 비엔티안 여행자 거리의 뚝뚝 기사들은 대개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바가지 영업을 한다. 현지 물정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가격을 높게 부르고 자신들이 제시한 돈을 내지 않을 때는 폭력을 행사기도 한다. 참으로 불편한 존재들이다.

뚝뚝을 탈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지도를 보여주고 찾아갈 곳을 일러주면 일단 안다고 타라고 하고는 정작 나중엔 위치를 몰라 헤매는 경우도 있다. 그냥 이리 저리 내달리다가 목적지는 찾지 못하고 여러 군데를 갔으니 비용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흔하다.

둘째, 가격을 확실히 정하고 타야한다. 예를 들어 4명 탑승에 5만 킵(kip)이라고 해놓고 내릴 때는 20만 킵을 요구한다. 5만 킵은 1인당 가격이고 4명이니 20만 킵이 맞는다고 우긴다. 논쟁이 시작되면 주변에 있던 뚝뚝 기사들이 모여들어 은근히 압력을 행사한다. 특히 여성들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그냥 돈을 줘버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셋째, 잔돈을 꼭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3만 킵에 협상하고 도착한 뒤, 10만 낍을 주면 잔돈이 없다며 거스름돈을 주지 않고 버틴다. 주변 가게에서 바꿀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락없이 뚝뚝 기사에서 당할 수밖에 없다.

3.삼러는 시판돈 등 라오스 남부 지역의 뚝뚝으로 오토바이 옆으로 사람이 탈 수 있다.
삼러는 시판돈 등 라오스 남부 지역의 뚝뚝으로 오토바이 옆으로 사람이 탈 수 있다.

뚝뚝은 대부분이 태국 북동부 공업도시 우돈타니에서 제작된 것이다. 그래서 태국 뚝뚝과 흡사하다. 하지만 뚝뚝이라고 모두 모양이 같은 건 아니다.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이 비슷한 반면, 남부 빡세 지역은 다르다. 오토바이 뒤편에 타는 자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토바이 옆에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삼러’라고 불리는 형태는 2인 이상 탈 수가 없는 필리핀의 트라이시클 비슷한 모양이다.

뚝뚝을 부르는 이름은 생김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오토바이를 개조했는데 앞바퀴가 오토바이 타이어면 ‘롣점보’, 앞바퀴가 차량용 타이어면 ‘뚝뚝’이라고 부른다. 트럭은 ‘롣뚝뚝’이라고 트럭 화물칸에 양쪽으로 의자를 붙여 만든 것을 ‘썽태우’라 부른다. 썽태우는 2개의 줄이란 뜻이다. 그러면 트럭 뒷자리에 의자가 세 개인 것은 ‘삼태우’라고 불러야 하나?

하굣길 학생들이 썽태우에 매달려가고 있다.
하굣길 학생들이 썽태우에 매달려가고 있다.

거리를 주름잡던 뚝뚝은 이제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시끄러운 엔지소리에다 뿜어져 나오는 매연, 그리고 나쁜 이미지가 더해져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사람을 태우고 다니던 릭샤(인력거)가 사라진 것처럼 뚝뚝도 머잖아 사라질 것이다. 반면 개인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와 자가용이 늘고 있다. 시원하고 안락한 대형 버스와 고급택시 등 쾌적한 대중교통 수단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우버 택시인 로카(Loca)가 등장했다. 로카는 거리와 시간 병산제로 가격을 결정한다. 신청을 하면 찾아갈 기사 이름과 사진, 차량 번호까지 보내주고 시간에 맞춰 원하는 곳으로 직접 찾아오고 데려다 주기에 많은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시간이 멈춘 나라 라오스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 세종특별자치시 마음로 14 (가락마을6단지) 상가 1층 3호 리더스
  • 대표전화 : 044-863-3111
  • 팩스 : 044-863-3110
  • 편집국장·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재필
  • 법인명 : 주식회사 미디어붓
  • 제호 : 미디어 붓 mediaboot
  •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5
  • 등록일 : 2018년 11월1일
  • 발행일 : 2018년 12월3일
  • 발행·편집인 : 미디어붓 대표이사 나인문
  • 미디어 붓 mediaboot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미디어 붓 mediaboot.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ediaboot@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