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권 마음은 콩밭에 있다 ‘국정 0단, 정치 0단, 꼼수는 9단’
지금 정치권 마음은 콩밭에 있다 ‘국정 0단, 정치 0단, 꼼수는 9단’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10.28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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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칼럼-문방사우]총선 6개월 앞, 국회의원 정원 늘리려는 수상한 ‘속셈’
국회가 공직선거법 개정과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 내에서 정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공직선거법 개정과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 내에서 정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9단’은 많은데 진짜 정치를 하는 사람이 없다. 태반이 권모술수에만 능하다. 가벼이 보면 그럴싸한데 뜯어보면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바둑에서 9단은 입신(入神)의 경지다. 그런데 정치에서 9단은 노회(老獪)의 경지다. 경험이 많지만 교활하고, 이기는데 능숙하지만 야비하다. 이들은 웬만해선 오목(五目)을 두지 않는다. 폼도 잡아야하고 있어보여야 하기에 주야장천 바둑만 둔다. 그런데 요즘 정치9단들을 보면 오목은 고사하고 알까기를 하고 있다. 바둑은 머리가 아프니까 싫고, 오목은 머리를 굴려야하니까 귀찮다. 그래서 바둑알 대충 얹어놓고 머릿속으로 주판알만 굴린다. ‘국정’이 잘못 돌아가면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정치’가 잘못되고 있으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야하는데 직언하는 자도 없고 고해하는 자도 없다. 그저 본인 밥통 지키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고로 정치9단과 국정0단은 같은 계보다.

▶나라가 이 꼴인데 국회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있다. 6개월 남은 총선 구상에 속내가 복잡하다. 겉으로는 나라 걱정을 하는 듯 보이지만 표 걱정이 더 크다. 이순신 장군과 치열하게 싸운 왜장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내가 제일로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순신이다. 가장 미운 사람도,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가장 흠숭하는 사람도, 가장 함께하고 싶은 이도 바로 이순신”이라고 했다. 치열한 흠모가 풍긴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어떠한가. 적군은 적군이고, 아군도 적군이다. 피아 식별을 하지 못하는 자들은 타인을 희생시켜 그들로부터 얻은 삶의 단백질로 연명한다. 부끄러운 도륙이다.

▶정치가 부끄럽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야 몇몇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와 이철희·표창원 의원이고, 한국당은 6선 중진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4선 김정훈 의원과 3선 황영철 의원, 초선 윤상직·정종섭·유민봉·조훈현 의원 등으로 전해진다. 물론 나중에 뚜껑은 열어봐야한다. 유권자들은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정치혐오가 심화돼 무당파 중도층 성향을 보인다. 욕을 먹더라도 다선(多選)으로 가느냐, 물갈이를 통해 인적 쇄신을 하느냐 교통정리가 시급한 이유다. 그러니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텃밭으로 가라, 남의 깃발을 뺏어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험지로 가라’는 등 말들이 많다. 초선은 쓴 소리를 하고 중진은 눈치를 본다. 정치1단의 용단에도 정치9단은 용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 책임을 지지도 않고 질 마음도 없다. (너무 큰 기대인가) 나라를 두 조각 내놓고도 책임진 자를 보았는가.

▶경찰대 교수 출신으로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던 표창원 의원은 ‘인재 영입 1호’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공정과 정의를 주장하고 상대(야당)의 불의에 대해 공격했는데, 우리에게 야기된 공정성 시비가 내로남불로 비치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법사위원으로 나선 조국 인사청문회는 지옥 같았다”고 했다. 비례대표 초선인 이철희 의원도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며 “조국 정국 이후 책임지는 자가 없으며 가장 답답했던 것은 당(黨)이 대통령 뒤에 숨는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온몸을 불사르며 정치권에 경고음을 울렸지만 귀를 세우는 작자는 없다. 오히려 ‘국회의원 10% 증원’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과 패스트트랙 속에 숨어있는 속내는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 내에서 정원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의원 세비 총액을 동결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참으로 기가 막히다. 세상에 ‘한번 맛들이면 부모(○○·○○)도 몰라보는 게’ 두 개 있다. 하나는 낮술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다. 그런데 정치권은 두 가지를 동시에 결행하는 모양새다. 지금 그들은 낮술 먹은 듯한 정치를 하고 있다. 취해서 국민을 몰라 본다. 취해서 제 몸도 추스르지 못한다. 심지어 술주정까지 한다. 국정도 0단, 정치도 0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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