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떼기, 폰떼기, 렌터카떼기 등과 같은 이상한 ‘떼기’ 계열어가 나돌고 있다. 이 같은 ‘떼기’ 는 가마떼기, 밭떼기 등과 같은 용어를 모방한 것으로 짐작된다. 경계를 지어놓은 논밭의 구획을 일컬을 땐 ‘떼기’가 아니라 ‘뙈기’라고 해야 옳다. 발음의 편리함을 좇아 ‘떼기’라 쓰는 것은 잘못이다. 다시 말해 밭떼기는 밭에서 나는 작물을 있는 채로 몽땅 사는 것이고, 밭뙈기는 얼마 안 되는 자그마한 밭을 이른다.
그런데 ‘도떼기’는 뙈기가 아니라 떼기가 맞다. 도떼기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여러 종류의 물건을 어수선하게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물건을 흥정하거나 한꺼번에 여러 죽씩 팔아넘기는 것, 도매로 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도떼기’의 ‘도’는 ‘돗자리’를 뜻하는 ‘돗’에서 온 것이다. 조선 시대에 선혜청(宣惠廳)의 객주들은 시골에서 올라온 상인들에게 물건을 돗자리 째 떼어 팔았다. 이와 같은 상거래 방식을 돗떼기, 곧 도떼기라고 한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도깨비시장이 있다. 이를테면 풍물시장인데 새것보다는 헌것을 내다판다. 정확한 유래는 없지만 낮에 인산인해를 이루던 시장이 어두워지면 썰물 빠지듯 사라져버려서 ‘도깨비’라고 부르게 됐다는 설이 있다. 또 하나는 밀수품, 포르노상품, 군대물품을 행정관서 몰래 팔다가 도깨비처럼 감쪽같이 사라진다고 해서 도깨비시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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