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이 필요 없는 찹쌀밥
젓가락이 필요 없는 찹쌀밥
  • 미디어붓
  • 승인 2019.11.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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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 여인들이 부엌에서 찹쌀밥을 띁어 먹고 있다.
라오 여인들이 부엌에서 찹쌀밥을 띁어 먹고 있다.

라오스사람들도 한국처럼 주식이 쌀이다. 흔히 월남쌀이라고 부르는 안남미(安南米)와 찹쌀을 주로 먹는다. 안남미는 인디카(Indica-인도종) 쌀로 전 세계 9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쌀 품종이다.

안남미로 지은 밥은 찰기가 부족하여 불면 날아간다고 한다. 먹고 돌아서면 배고프다고 할 정도로 가벼운 쌀이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동남아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볶음밥인 것도 이 쌀에서 기원한다. 밥알이 서로 엉겨 붙지 않고 알알이 흩어져 볶기 편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바게트 빵은 프랑스 식민의 유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바게트 빵은 프랑스 식민의 유산이다.

반면 한국, 일본, 중국 북부, 대만 등지에서 주로 생산, 소비되는 쌀은 자포니카(Japonica-일본종)로 찰기가 있고 수분을 많이 함유한다. 쌀은 기본적으로 90% 이상 전분으로 구성되는데, 자포니카 종은 전분 중 아미로스라는 성분이 인디카에 비해 낮기 때문에 찰지며, 윤기가 더 난다.

쌀이 주식인 나라 중에 젓가락을 쓰는 나라와 쓰지 않는 나라로 구분을 한다. 물론 국수를 먹는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은 다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젓가락 사용의 개념은 쌀에 한정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한국, 일본, 중국이 대표적인 젓가락 사용 국가다.

반면에 라오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은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다. 여기서 젓가락 사용 여부는 오로지 쌀의 찰기에 의해 구분된다. 자포니카 쌀로 밥을 하면 서로 엉켜 붙어서 젓가락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디카 쌀은 밥알이 하나하나 흩어져 젓가락으로 먹을 수 없어 수저나 손으로 먹는다.

젖가락이 필요없는 찹쌀밥은 라오 사람들의 주식이다.

라오스사람들은 ‘카오니야우’라고 불리는 찹쌀밥을 즐겨 먹는다. 하지만 찹쌀밥 짓는 방식은 우리와 다르다. 얇은 대나무로 짠 바구니(후왇카오)에 밥을 넣어 수증기로 찐다. 밥을 끓이는 것이 아니라 찌다보니 당연히 수분이 증발되어 손으로 떼어 먹어도 달라붙지 않는다. 게다가 대나무 그릇(띱)에 보관을 하니 더위에도 쉽게 상하지 않는다.

찹쌀밥을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좀 독특하다. 우선 불을 피우고 물이 담긴 깊은 그릇위에 삿갓처럼 생긴 대나무 들통을 꽂는다. 그리고 그 안에 찹쌀을 담은 다음 헝겊을 덮고 푹 찌면 된다. 흔히 라오스는 아침 탁발에 공양할 찹쌀밥을 집집마다 준비하기 때문에 찹쌀밥 익는 냄새가 새벽을 깨운다고 한다. 정성스럽게 지은 따뜻한 찹쌀밥을 탁발승에게 공양하는 게 라오스 사람들의 삶이고 전통이다.

대나무 통밥이라 불리는 ‘카오람’은 코코넛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맛있는 도시락이다. 찹쌀을 구운 대나무를 조심스럽게 벗기면 하얀 막과 함께 고소한 찹쌀밥이 나온다. 손으로 떼어서 먹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불린 찹쌀을 토란과 비슷한 타로와 소금 설탕 코코넛 물과 섞어서 대나무에 넣어서 장작불에 굽는다.

10번 도로에서 코코넛 맛을 풍기는 대나무 통밥을 만드는 아침풍경
10번 도로에서 코코넛 맛을 풍기는 대나무 통밥을 만드는 아침풍경

장작을 피우고 그 양쪽으로 대나무를 가지런히 놓고 타지 않고 골고루 익을 수 있게 돌려준다. 약 30분 정도면 다 익으면 칼로 대나무의 껍질을 얇게 벗겨준다. 얇아야 벗겨 먹기가 쉽다. 카오람은 따뜻할 때 먹는 게 가장 맛있으나 식어도 맛이 좋다. 비엔티안 시내에서 약 20km 떨어진 타응언(Thangon) 다리를 지나 남응음댐(Nam Ngum Dam)방향으로 가다보면 길거리에서 대나무를 불에 구워 카오람을 만드는 곳이 길게 줄지어 있다.

쌀은 라오어로 ‘카오’라고 한다. 일반적인 안남미로 지은 밥은 ‘카오짜오’라고 하고 찹쌀밥은 ‘카오니야우’, 대나무 통밥은 ‘카오람’ 이라고 한다. 라오스타일의 쌀국수는 ‘카오삐약센’ 죽은 ‘카오삐약카오’, 빵은 ‘카오찌’라고 부른다. 쌀을 주식으로 삼아온 우리 민족에게 쌀은 삶이자 문화이자 신앙이듯 라오스 사람들에게도 쌀은 삶 그 자체 아닌가 싶다.

모내기에 나선 여인의 활기찬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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