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출입하려면 씬을 입어야
관공서 출입하려면 씬을 입어야
  • 미디어붓
  • 승인 2019.11.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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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전통 치마는 '씬'이라 불리는데 허리둘레보다 두 배 정도 큰 원통형으로 만들어 허리에 두른 다음 남은 부분을 앞쪽으로 접어 맨다.

한국엔 한복이 있다면 라오스엔 ‘씬’이 있다. 베트남의 아오지오, 중국의 치파오와 같은 공식 라오 전통 치마를 씬이라 부른다. 씬은 허리둘레보다 두 배 정도 큰 원통형으로 만든 것으로 입고 허리에 두른 다음 남은 부분을 앞쪽으로 접어 맨다.

다른 나라 치마와 다른 점은 치마가 트여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신축성이 없는 치마나 트임이 없는 치마는 활동하기 불편하다. 그러나 통으로 만든 라오스 씬은 허리둘레에 맞게 접어서 입는다. 이 접는 부분이 치마의 트임 역할은 물론 멋을 내는 장식 역할을 한다. 앞쪽에 세로로 길게 접힌 줄이 수려한 느낌을 준다. 치마의 접는 방향은 자유다. 입는 사람의 편리에 따라 왼쪽으로 접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접기도 한다. 양식이 비슷한 태국의 ‘파눙’은 씬과 다르게 치맛단에 수가 없고 길이가 길다.

라오스 씬은 면으로 만든 ‘씬화이’와 실크로 만든 ‘씬마이’가 있다. 씬화이는 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것으로 가격이 저렴해서 학생 등 유니폼으로 많이 입는다. 씬마이는 수공예 실크 직조 제품으로 화려하고 가격이 비싸다. 관리하기 어렵고 귀한 것이라 주로 예식이나 행사 때 입는다. 어떤 씬을 입었느냐에 따라 직업, 지역, 집안, 배경 등을 알 수 있다. 외국인의 눈엔 재질이나 문양이 비슷해 보여 좋고 나쁨을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라오사람들끼리는 재질, 모양을 쉽게 구분한다. 그래서 씬은 신분을 구분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씬은 정숙함과 간결미를 보여준다. 전통 블라우스에 잘 어울리지만 최근엔 웨스턴스타일의 블라우스나 티셔츠 등에 받쳐 있는 경우가 더 흔하다. 또 샌들, 운동화, 단화, 하이힐 등 어떤 신발과도 잘 어울린다. 편하게 입는 평상복일 수도 있고 최고 예의를 갖춘 예복이기도 하다.

유니폼으로 입는 경우도 많다. 관공서에서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 교사, 학생, 경찰은 물론 군인들까지 씬을 제복으로 입는다. 씬은 공공 기관을 출입하기 위해 기본적인 갖춰야 하는 예복이기도 하다. 핫팬츠나 청바지를 입은 여성들도 관공서를 들어갈 때면 씬을 싸들고 와서 갈아입고 출입하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씬은 허리부분(후아씬), 몸통(픈씬), 치맛단(띤씬) 이렇게 3부분으로 구분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치맛단이다. 치맛단을 장식하는 문양은 학교별, 직장별, 지역별로 모양이 다르다. 그리고 그 문양에 따라 씬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보통 비싼 씬은 몸통부분과 치맛단이 하나로 연결된 상태로 수가 놓아져 있다. 반면 저렴한 씬은 아랫단 문양만 별도로 만들어 몸통에 붙인다.

씬은 여성들에게 편리하고 예쁜 옷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라오스 기후에 비해서는 무척 더운 옷이라고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평상복으로 씬을 입는 사람들은 점차 줄고 있다. 또 전통적인 씬 보다는 시원한 소재의 개량형 씬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어쨌든 씬은 라오스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의복이다. 우스갯소리로 라오스에서 괜찮은(?) 여성을 만나려면 낮 시간에 비엔티안 시내에서 씬을 입은 여성을 찾으라고 한다. 시내에서 전통 씬을 입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직장인이거나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신분이 확실하고 직장이 안정된 사람들이니 최고의 신붓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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