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없어도 소금은 나온다
바다 없어도 소금은 나온다
  • 미디어붓
  • 승인 2019.11.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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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나라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중국, 미얀마 등 5개국에 둘러 싸여 있는 완전 내륙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오스에도 그 귀하디귀한 소금이 생산된다. 히말라야의 네팔이나 부탄처럼 바위벽에서 소금을 캐는 것도 아니고, 폴란드처럼 지하에 소금광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바다가 없으니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것은 더 더구나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금을 구하는 것일까?

라오스는 과거 바다였던 곳이 융기해 형성된 곳이다. 여기에 비밀의 열쇠가 있다. 지하에는 소금층이 있고 그 소금층 주변으로 흐르는 지하수를 퍼 올려 소금을 얻는다. 이 소금물이 과거 라오스가 바다였다는 결정적 증거다. 지하수를 끌어 올려 끓이거나 증발시키면 소금이 된다. 내륙지방에선 워낙 귀한 것이라 작은 금이라 불렀다. 여느 나라에서도 그렇듯이 이 소금은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재료중 하나다.

수도 비엔티안 동남쪽으로 25㎞ 떨어진 반콕싸앗 마을을 중심으로 소금 지하수가 흐른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비엔티안 주 반껀이라는 마을에도 소금공장이 있다. 이걸로 봐서 지하에 길게 소금물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소금마을은 최근 한국 패키지 관광객들이 꼭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인기 방송인인 박명수가 출연한 한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영향이 크다고 한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소금마을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곳이다.

소금 생산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다. 커다란 철판으로 만든 네모난 수조에 지하수를 받은 다음 9시간 동안 불을 피워 소금을 얻어 낸다. 맑은 물은 불기운을 받으면 기름이 물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금 결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다. 물이 끓어 모두 증발되면 하얀 순백의 소금 결정이 드러난다. 마치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밭 같다.

이렇게 뜨겁게 달궈진 수조에선 대략 여섯 바구니 정도의 소금이 생산된다. 바구니에 담은 소금은 한동안 그대로 두어 1차적으로 간수를 뺀다. 어느 정도 빠지면 대나무 창고에 두고 2차적으로 간수를 뺀 후 공장으로 보낸다. 공장에서는 육지 소금에 없는 요오드를 첨가해서 최종 소금을 생산한다. 요오드가 부족한 경우 몸 안의 에너지 대사에 지장을 받아 활력이 떨어지고 갑상선, 어린이 뇌 손상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첨가하는 것이다.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방식은 1년 내내 같다. 그러나 건기인 11월부터 4월까진 한국의 천일염을 만드는 것처럼 넓은 노천에 검은 비닐을 깔고 물을 받아서 증발시키는 방식을 쓴다. 이렇게 생산된 소금은 먼지도 많고 여러 가지 불순물들이 들어가 끓여 만든 소금에 비해 덜 깨끗하다. 땔감이 필요 없고 건조한 날씨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산하는 방식이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기인 5월부터 10월까지는 많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노천에선 생산할 수 없다. 일손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끓여서 만든 소금이 깨끗하고 맛도 좋다. 마치 한국의 전통 소금인 자염(煮鹽)과 비슷한 맛을 낸다.

현재 한국에서 천일염은 1907년 일제 강점기때 들어온 소금 제조 방식으로 만든다. 한국 고유의 전통방식으로는 농축된 바닷물을 가마솥에 넣고 끓여 만드는 화염(火鹽), 갯벌에 바닷물을 가둬 염도를 높인 다음 가마솥에 넣고 끓여 만드는 자염(煮鹽)이 있다.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곳이 있는데 바로 충남 태안이다. 바닷물을 갯벌에 파 놓은 웅덩이에 고여 말리고, 또 고이고 말리고를 반복해서 아주 염도가 높은 소금물을 만든 다음 이를 불판에 올려 가열해 소금을 만든다. 이른바 태안산 자염인데, 라오스에서 소금을 만드는 방식과 같다. 소금을 만드는 방식 하나를 놓고 왠지 동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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