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실즈 없는 블루라군
브룩실즈 없는 블루라군
  • 미디어붓
  • 승인 2019.12.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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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블루라군.
라오스 방비엥의 블루라군.

1980~90년대 학교를 다닌 한국 남자라면 80년대 최고의 미녀 배우 브룩실즈의 사진이 있는 책받침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녔을 것이다. 뛰어난 미모로 수많은 젊은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할리우드 배우 브룩실즈는 1980년 몰타 코미노섬 해변에서 15살의 어린 나이에 촬영한 영화의 제목이 바로 ‘블루라군(The Blue Lagoon)’이다. 이 영화로 브룩실즈는 스타덤에 올랐다. 라오스를 찾는 여행자들은 브룩실즈의 회상하며 블루라군에 몸을 던지며 자유를 만끽한다.

“여길 왜 온겨?”, “아니 우리 동네 개울도 이만은 하잖아?”, “겨우 이거 보러 여길 온 거여?”, “뭐 하라는 거여” 등의 대화는 블루라군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노인들의 대화다. 아마도 젊은이들이 들으면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노인들 입장에서 조그만 개울을 보러 왔다는 것에 대해 많은 실망을 해서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여행자들한테는 블루라군은 성지(聖地) 같은 곳이다. 에메랄드 물빛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 같은 느낌을 받는 곳이다. 몸을 던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곳이 바로 블루라군이다. 7m 높이에서 오는 중압감을 이기고 푸른 물로 뛰어내렸다는 자신감과 해방감은 오랫동안 두고두고 안주거리가 된다. 뛰어내린 사람들만의 그 느낌을 알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블루라군을 알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물가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심해처럼 깊은 에메랄드 물이다. 적당한 높이에서 뛰어내릴 수 있도록 큰 가지를 가진 나무는 하루 종일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을 다 받아준다. 만약 이곳에 이 나무가 없었으면 과연 어떠했을까? 그리고 그 심해 같이 푸른 물이 있는 블루라군이 남카(Nam kha)라는 물줄기의 시작점이다. 석회 아래로 물이 솟아올라서 물줄기가 생긴 것이다.

블루라군을 즐기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불편한 진실 하나가 있다. 비가 많이 내린 경우를 제외하곤 물의 높이가 언제나 똑같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이곳을 발전시키기 위해 물이 항상 있도록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는 곳에 둑을 만들어 물 높이가 일정하게 유지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도 물은 늘 고여 있다.

블루라군으로 알려진 이곳의 원래 이름은 탐뿌캄(탐=동굴, 뿌=게, 캄=금)이다. 블루라군을 지나 산중턱에 있는 동굴에서 금색의 게가 발견되어 지어진 이름이다. 입장권에도 블루라군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냥 사실 블루라군은 후에 불리게 된 이름일 뿐이다.

방비엥의 블루라군은 이제 한군데가 아니다. 블루라군 2, 블루라군 3(시트릿 블루라군) 등으로 놀기 좋은 물웅덩이만 생기면 블루라군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4륜 오프로드 버기카 대여하는 여행사 입장에선 관광객들이 차량을 빌려 장시간 다녀 올 곳이 필요했고, 지역민들은 제2, 제3의 블루라군을 만들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두 가지가 요소가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해 블루라군은 젊은 서양인들의 판이었다. 이 말은 나영석 PD의 ‘꽃보다 청춘’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유연서, 손호준, 바로 3인방이 방비엥 블루라군 등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프로가 한국에서 히트를 쳤고 그동안 주인처럼 블루라군을 차지했던 서양아이들이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밀려났고 한국인들의 전용 블루라군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후에도 ‘뭉쳐야 뜬다’, ‘배틀트립’, ‘너는 내 운명’ 등 각종 프로그램에 연일 소개하다보니 방비엥은 식지 않는 핫한 여행지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블루라군 입구엔 쌔라오(SAELAO)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단체가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지속 가능한 마을 살리기의 일환으로 깨끗한 물 만들기, 가축배설물로 천연가스 만들기, 흙벽돌 만들기, 유기농 채소 재배, 현지인에게 영어 교육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브룩실즈가 출연한 영화 ‘블루라군(The Blue La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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