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엔 발이 없다
서류엔 발이 없다
  • 미디어붓
  • 승인 2019.12.2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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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관공서와 기관의 도장은 둥근모양이다. 그리고 사용하는 잉크는 붉은 색이다. 붉은색 둥근 도장을 찍힌 서류는 모두 국가의 공식적인 서류라고 보면 된다.
라오스 관공서와 기관의 도장은 둥근모양이다. 그리고 사용하는 잉크는 붉은 색이다. 붉은색 둥근 도장을 찍힌 서류는 모두 국가의 공식적인 서류라고 보면 된다.

라오스 속담 중에 '서류엔 발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서류는 혼자서 움직이지 못하는 무생물이라 서류를 옮겨줄 사람이 필요하다. 서류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경비가 없이는 움직이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류를 움직여주는 사람이 잘 다닐 수 있도록 서류에 돈을 넣어 주거나 고위층이나 아는 사람의 힘을 빌려야 서류가 진행된다. 결국은 도장을 찍어주거나 사인을 해주는 사람의 비용이다. 공무원들이 도장 찍는 재미로 출근한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라오스에서는 안 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란 말이 있다. 합법으로 하면 절차도 복잡하고 기간도 엄청 오래 걸린다. 그리고 정말 안 될 수도 있다. 반면에 편법 불법으로 하면 불가능한 것도 없고 시간도 엄청 빨리된다. 누가 일을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빨리 진행되는 만큼 돈도 많이 들어가고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어느 회사 직원들이 라오스 거주 비자를 만드는데 수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비자 서류를 접수했더니 직원이 2주 후에 오라고 해서 날짜 맞춰 갔더니 서류더미 맨 아래서 꺼내더니 바빠서 못했으니 2주후에 다시 오라고 하더란다. 2013년 당시는 15일 무비자를 때라 2주마다 태국을 넘어가 비자 연장하는 일을 반복을 몇 차례 했단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정말 바쁜 줄 알았단다. 나중에 몇 번을 더 가서 비자를 받았지만 2주후에 오라는 이야기가 돈을 달라는 말인 줄을 미처 몰랐다고 한다. 돈을 좀 달라는 이야기로 알아듣고 진행했으면 서류가 좀 빨리 나와 서로 편했을 일이었다.

거주민들은 국제면허증을 현지 면허증으로 변경 발급 받아서 운전해야한다. 물론 여행자들은 국제 면허증으로 운전을 할 수 있다. 서류를 준비해서 면허증을 발급 받으러 가면 항상 묻는 말이 긴급으로 할 거냐고 묻는다. 이때 급행료를 쥐어주면 바로 그날 면허증을 찾을 수 있다. 아니면 통상 일주일이 걸린다. 한국도 과거엔 기관마다 급행료라는 것이 있어 돈을 내면 다른 사람에 비해 빨리 처리해주던 관행이 있었다.

라오스 관공서와 기관의 도장은 둥근모양이다. 그리고 사용하는 잉크는 붉은 색이다. 붉은색 둥근 도장을 찍힌 서류는 모두 국가의 공식적인 서류라고 보면 된다. 붉은 둥근 도장은 군(軍)관(官)의 권력과 권위의 상징이며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이반은 가장 작은 행정기관으로 선출직이다. 한국으로 치면 이장이나 동장이다. 나이반은 홀수로 구성된 위원회이며 마을에서는 최대 권력기관이다. 결혼, 이혼, 부동산(토지, 땅) 임대 또는 매매, 이주, 계약, 고용 차량판매 등 각종 마을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에 대해 확인 및 결정을 해 준다. 이때 나이반이 서류에 찍어주는 붉은 둥근 도장은 법적인 효력을 발휘한다. 그러기에 나이반은 불법으로 이뤄지는 일에는 함부로 도장을 찍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도장을 받으려면 정해진 도장 값, 한국으로 보면 인지대 같은 것을 받는다. 정해진 금액만 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서 더 내는 것이 관행이다.

라오스 한인회의 도장도 둥글며 붉은 색을 쓴다. 라오스 건설전선위원회에 등록된 단체로 공공의 목적을 띠고 있어 관공서와 똑같이 둥근 도장을 사용한다. 일반 민간 기업, 협회 등의 도장은 팔각형, 오각형 등으로 돼있다. 이 도장들은 파란색 잉크를 써야지 붉은색 잉크를 사용할 수 없다. 붉은색은 정부의 권력과 권위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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