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꼴이 이런데...정치권은 뭐하나
나라꼴이 이런데...정치권은 뭐하나
  • 나인문 기자
  • 승인 2020.01.0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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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쥐의 해인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십이지 가운데 첫 번째인 ‘쥐’는 예로부터 풍요와 희망, 기회를 알리는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역술가들은 그래서 2020년을 풍요와 기회의 해라고 말한다.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그랬지만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제발 경제가 술술 풀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 연말 ‘동물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여전히 ‘식물 국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민생입법 처리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문제는 앞으로 장관감 구하기조차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추미애 신임 법무부장관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면서 이번 정부 들어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치지 않은 장관급 인사는 23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이명박 정부(17명)와 박근혜 정부(10명), 노무현 정부(3명)가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사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양승동 KBS 사장, 윤석열 검찰총장, 이석태·이은애·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임명시기 순) 등이다.

이처럼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되는 장관급 인사가 유독 많은 것은 그만큼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당에서는 야당의 발목잡기가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부적격 인사가 늘어난 결과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인사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건 분명 청와대의 책임이 크다. 인사검증을 그만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방증에 기인한다.

물론, 후보자의 정책이나 자질 검증보다 먼지떨이 식 망신 주기로 국민의 냉정한 판단을 가로막는 야권의 행태도 개선돼야 한다. 청문회 무용론을 넘어 청문회 망국론이 나오는 까닭이다.

대통령 스스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도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집 제1장은 '적폐 청산'이다. 5대 비리 관련자의 고위 공직 배제가 주요 골자다.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에 연루된 경우 고위 공직에 기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이러한 공약(公約)을 높이 평가해 지지한 유권자가 적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공약(空約)으로 추락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어떤 인사든 잡음은 있기 마련이지만 인사 때마다 입방아가 지속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국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 결실은 인사 참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흔히 '인사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법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국민의 뜻을 섬기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허청 기둥이 뒷간 기둥을 흉보는 일은 없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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