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모르는 진짜 대한민국 "곳곳 경보음 울리는데 딴 말씀"
대통령만 모르는 진짜 대한민국 "곳곳 경보음 울리는데 딴 말씀"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1.08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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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방사우]
정권 저격수 없고 나팔수만 가득…"총체적 위기인데 잘되고 있다"
공정·정의·원칙 모르는 자들 ‘입’으로 정치…국민들 스트레스
여당도 야당도 이전투구 끝내고 서민 삶 살피는 정치로 돌아와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제’와 ‘평화’로 17번씩 언급됐다. 혁신 12차례, 포용 6차례, 변화 10차례, 성과 6차례, 안전 9차례, 상생 8차례, 도약이 8차례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포용·혁신·공정 가운데 ‘공정’을 14차례 거론하며 무게를 실었다. 문 대통령은 “공정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둘러싼 공기와도 같다”며 “공정이 바탕에 있어야 혁신도 있고 포용도 있고 우리 경제사회가 숨 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진짜 공정한 사회가 올까. 2019년을 되돌아보면 의문표가 찍힌다. 대한민국 국민은 행복하지도, 평화롭지도, 공정하게 살지 못했다. 요즘 장삼이사들은 청와대가 ‘환관정치’에 빠져있다고 한다. 세상 돌아가고 있는 진짜 이야기를 대통령만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대책들이 겉돈다. 경제는 죽겠다고 난리인데 잘된다고 하고, 부동산도 미쳤는데 확실히 잡았다고 한다. 공정하지 않은데 공정하다고 하고, 정의롭지 않은데 정의롭다고 말하고 있다. ‘입(口)’으로 시작해 ‘입’으로 끝나는 정치엔 논리만 있고 현실감이 없다. 정권의 저격수는 부족하고 나팔수만 그득하니 그렇다.

국민과의 대화를 하지 말고, 서민과의 대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암행이라도 해서 대한민국 돌아가는 정세를 정확히 바라봐야하는 것 아닌가. 북·미에 끌려 다니지 말고 할 말 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환관'들이 고하는 '책상머리 수치'를 듣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위험하다. 2020년 벌써부터 걱정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개국공신 정도전에게 8도(道) 사람의 특징을 네 글자로 평가하도록 명했다. 정도전이 내린 ‘4자 품평’에 따르면 경기도 사람은 경중미인(鏡中美人),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로 비유했으며 강원도 사람은 암하노불(岩下老佛),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 평안도 사람은 산림맹호(山林猛虎)였다.

문제는 함경도였다. 이성계의 고향이었기에 함부로 평할 수 없어 망설이다가 결국 장고 끝에 이전투구(泥田鬪狗)라 했다.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강인하다는 뜻이었으니 이성계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눈치 빠른 정도전은 ‘돌밭을 가는 소’라는 뜻의 석전경우(石田耕牛·우직한 품성)라고 둘러대 태조의 기분을 누그러뜨렸다.

대한민국의 2019년은 그야말로 이전투구였다. 둘이서 싸우고, 셋이서 싸우고, 국민끼리 싸웠다. 모두들 ‘입(口)’에 게거품을 물고 으르렁거렸다. 남는 건 하나도 없다. 손에 쥔 것 또한 하나도 없다. 광기의 세상, 그저 놀랐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도 TV를 켜면 깜짝깜짝 놀란다. 세치 혀를 놀리는 군상들 때문에 경기(驚氣)가 난다.

스쳐지나가듯 ‘조국(대한민국 말고 법무부장관 잠깐 했던 그분)’ 얼굴이 나오면 소스라친다. 조국을 버린 것은 조국 자신이다. 진보 개혁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었지만, 진보를 가장한 허상이었다. 그는 대한민국을 두 패로 분열시켰다. 조국이 비난받는 이유는 딱 하나다. ‘정의와 공정, 원칙’의 가치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가장 정의로운 척, 공정한 척했지만 가장 부정했다. 교수시절부터 무슨 일이 생기면 사사건건 나서며 지적 질을 했지만 그 말들은 부메랑이 되어 본인의 얼굴과 오버랩 된다. 썩은 것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본인이었다. 법과 권위를 조롱하는 자기애(narcissism)의 욕망이 위선된 삶으로 나타났다. 죄책감보다는 수치감이 더 중요한데 이마저도 결여돼 보인다.

유시민의 얼굴이 나오면 또 한 번 깜짝 놀란다. 절대 침묵하지 않는 그는 사사건건 비트는 어법을 지녔다. 공격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조국을 옹호하는 것인지, 아니면 옹호하는 척하며 정권의 주변을 서성거리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편집병적 궤변은 ‘요설’에 가깝다. 마치 자신을 전지전능한 신인 줄 착각하고 있다. ‘자기 과대’다. 제대로 성숙되지 못한 생각은 과대 환상을 키우고 분열(Splitting)시켜서 정신의 한쪽에 몰아둔 채 부적응적인 시각을 갖게 만든다.

새털처럼 가벼운 성정, 유튜브 방송을 무기 삼아 스스로를 언론인이라고 말하는 둔갑술, 논리의 정합성이 아닌 한쪽에 치우쳐 논객의 정도를 방기한 기울어진 운동장. 이 또한 조국 씨와 마찬가지로 공감능력 부족이다. 그래서 이언주 의원은 ‘세치 혀 그만 놀리고 입 다물라’ 하고, 하태경 의원은 ‘유시민이나 조국처럼 대놓고 위선 피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고 혀를 찬다. 김정화 대변인은 ‘요설가의 요설이 요란하다’며 ‘언제까지 정신 나간 헛소리를 들어야 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들 말고도 TV속엔 ‘트라우마 군상’들이 득시글거린다. 박근혜와 최순실 이후 최대의 스트레스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 없이 맹목적인 지지, 원칙 없는 야합, 광기에 가까운 광신주의. 같은 편이면 맹목적으로 따르고, 반대편이면 무조건 배격하는 대한민국의 저열한 이념은 죽었다. 소신도 죽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들의 행태는 어떠한가. 야욕에 불타서 제 몸까지 태우고 있다. 네 몸이 타는지, 내 몸이 타는지도 모른다. ‘입’만 갖고 정치한다.

그래, (이럴 바엔) TV를 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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