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 폐지가 능사만이 아니다
소년법 폐지가 능사만이 아니다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8.12.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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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다문화 한부모 가정 자녀인 한 중학생이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동급생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꽃도 채 피지 못하고 추락사 했다.

피의자로 지목된 중학생 4명은 “옥상에서 대화를 하던 중에 피해학생이 갑자기 ‘자살하고 싶다’며 옥상 난간을 붙잡아 말렸지만 스스로 떨어져 숨진 것”이라며 입을 맞췄다.

하지만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를 분석한 결과 피의자들이 피해학생을 강제로 끌고 올라간 사실을 확인하고 추궁하자 자신들의 폭행 사실을 시인했다. 피해학생이 집단폭행으로 사망 전에도 인근 공원에서 집단 구타를 당한 사실이 인근 CCTV 영상으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건을 목격한 여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살려달라는 애원에 가해 학생 중 한명이 “나는 이럴 때가 제일 재밌다”라고 말했다고 전해 경악하게했다. 또 피해학생이 당한 폭행 정도도 심각했음을 언급했는데, 여학생들은 “코피랑 입에서는 피 같은 게 물처럼 흘렀다”고 말했다.

이러한 피의자들의 인면수심 행동과 잔혹한 폭력성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가해 학생들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소년법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현행 소년법은 만 19세 미만에 대해 교화를 목적으로 전과가 남지 않는 보호처분을 부과하거나, 형사 처벌을 하더라도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는 형량을 최대 20년으로 줄여주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SNS, 웹툰, 드라마, 인터넷 소설 등 여러 매체를 통해 과거 세대와는 달리 ‘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범죄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고 있다. 또 범죄를 저질러도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가해자 본인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소년법의 근간을 흔들만한 ‘관악산 여고생 집단 폭행사건’,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등 단순절도부터 폭행, 성범죄, 살인에 이르기까지 성인과 다를 바 없는 연이은 충격적인 청소년 범죄와 이번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을 계기로 법이 시대를 못 따라간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해 리얼미터 여론 조사에 의하면 ‘미성년 범죄 처벌’ 소년법에 대한 국민여론은 개정을 통한 ‘처벌 강화’ 찬성이 64.8%, 소년법 폐지 찬성이 25.2%로 나타났다. 개정 혹은 폐지에 대한 찬성이 무려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처벌 강화가 능사가 아니다. 형사 처벌의 범위를 확대하고 엄벌을 한다고 해서 범죄율을 낮춘다는 주장은 소년범죄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은 어른과 다르게 주변의 부정적 환경이나 또래 집단에 쉽게 자극받는다. 또 인성, 삶의 가치관, 신념 등 어른에 비해 악성에 덜 물들어 있고 사회적 책임 의식 역시 완전히 형성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교화와 발전의 가능성이 크다.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소년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년법을 내실화하고, 권리보장, 재사회화 강화 등 예방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 이와 함께 범죄의 후유증으로 고통 받을 피해자의 보호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처벌과 위협이라는 수단을 손에 쥔 채로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바른 길로 이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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