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고향 싸이냐부리
코끼리 고향 싸이냐부리
  • 미디어붓
  • 승인 2020.03.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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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코끼리다. 여행자들이 라오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구입하는 것이 일명 ‘코끼리 냉장고 바지’다. 코끼리 그림이 그려진 멋지고 시원한 바지는 여행자들이 찾는 필수 아이템이다. 어떤 이는 이 옷을 인도차이나 정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코끼리는 과거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라오스를 처음으로 천하 통일한 짜오 파 응움(Chao Fa Ngum)왕이 세운 나라가 바로 100만 마리 코끼리 왕국인 ‘란쌍왕조’다. 라오스 현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1975년 12월 이전 라오왕정의 상징 국기엔 붉은 바탕에 3두 흰색 코끼리가 그려져 있었다. 코끼리를 라오스의 국가적 동물로 삼은 것은 불교에서 기인한 이유가 크다. 흰색 코끼리는 권력과 왕족을 대표하는 가장 고귀한 동물로 수년간 번영과 국가의 힘으로 상징되었다. 3마리의 코끼리는 위양짠, 루앙파방, 짬빠싹 3개 왕국을 통일한 것을 의미한다.

라오스 코끼리의 고향은 싸이냐부리다. 라오스 내의 코끼리 중 75%가 이 지역에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2월에 코끼리 축제를 펼친다. 축제는 프랑스 NGO 엘리펀트 아시아(Elephant Asia)가 제안해 2007년 처음으로 열렸다.

홍싸와 빡라이 지역에 코끼리들이 많이 있는데 이 두 지역에서 격년으로 행사를 치렀다. 최근에는 싸이냐부리 주도에서 행사를 한다. 코끼리 선발대회와 코끼리 행렬은 축제의 백미다. 특히 코끼리가 참가자들을 태우고 남훙 강을 건너는 모습은 장관이다. 참가자들에게는 스릴과 즐거움을 준다.

라오스 전통을 지키고 코끼리 멸종위기를 이겨 내기 위해 프랑스 NGO엘리펀트 아시아가 코끼리 보호에 나섰다. 이 단체는 2011년 남띠엥(Nam Tieng) 호숫가에 코끼리보호센터를 열고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100㏊가 넘는 부지의 시설은 암컷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전문가들이 출산을 도와주는 등 코끼리 번식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코끼리 병원과 견학센터 및 봉사자를 위한 숙소가 있으며 코끼리 병원에서는 어미코끼리와 새끼를 키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련사 훈련 학교인 마후트(Mahout School)도 있다.

코끼리는 전쟁과 운송수단으로 많이 이용됐다. 특히 싸이냐부리는 천연 티크나무가 유명한 지역으로 예전부터 코끼리를 목재 운반에 이용했다. 아직 라오스엔 자연 코끼리가 많이 살고 있으나 산림의 황폐화 및 수렵으로 코끼리 서식지가 점차 줄어 코끼리들이 깊은 산속으로 이동하는 한편 개체수가 줄어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19년 8월 우돔싸이에서 야생 코끼리 16마리가 무리지어 나타나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멋진 상아가 짧게 잘린 수컷 코끼리들이 많다. 국제적으로 코끼리 보호를 위해 상아는 거래 금지된 품목이다. 그러나 상아가 고가에 밀거래 되다 보니, 일부 인간들이 상아를 구입하기 위해 코끼리를 밀렵하거나 도살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주인은 고육지책으로 미리 상아를 짧게 잘라 준다. 짧고 볼품없는 상아는 멋진 상아 대신 죽음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증표인 것이다. 라오스 속담에도 이를 반증하듯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죽고,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는다”고 했다.

동물 애호가들이 코끼리를 타는 것을 동물학대로 문제제기하자 최근엔 코끼리 라이딩, 트레킹 보다는 조련과 목욕 등 코끼리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방식으로 여행프로그램을 바꾸는 추세다.

위양짠 수도에 ‘동덕대’라고 부르는 라오스국립대학교 앞에 ‘쌍쿠(Sang Ku)’라는 마을이 있다. 코끼리가 무릎을 굽힌다는 뜻을 가진 마을이다. 사람과 짐을 싣고 위양짠으로 올라온 코끼리가 무릎을 꿇어서 사람과 물건을 내려놓는 장소다. 가끔 코끼리가 행패를 부려 가옥이나 재산을 부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에 물건이나 사람을 내리게 한 곳이다. 예전에 남부 버스터미널이 있던 곳으로 옛 지명이 딱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란쌍, 동캄쌍, 푸쌍, 파쌍, 쌍위라이 등 코끼리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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