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의 뼈저리고 담대한 각성을 요구한다
종교계의 뼈저리고 담대한 각성을 요구한다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3.07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역을 하고 있는 대전 신천지교회. 대전 서구 제공
방역을 하고 있는 대전 신천지교회. 대전 서구 제공

▶BC 4세기경 로마는 압제의 제국이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민중은 절망했다. 차라리 세상이 종말하기를 바랐다. 유태인 목수의 아들 예수는 성난 군중에게 소리쳤다. “나는 이 세상에 평화가 아니라, 칼을 가져다주려고 왔노라.”(마태복음) 예수는 메시아라기보다는 강성 좌파였고, 연설을 잘하는 정치가였다. 요즘으로 치면 진보다.

예수는 지배계급의 돈줄이 되는 상행위에 분개해 상인을 추방했고 지배계급을 공격했다. 로마제국은 카리스마 넘치는 ‘정객’ 예수의 노골적인 비토를 묵인할 수 없었다. 결국 유다의 배신으로 붙잡힌 예수는 십자가형에 처해진다. 주변에 열두제자는 없었다. 그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모두들 줄행랑쳤다.

▶종교를 폭력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대다수의 종교인들은 점잖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종교는 사납고 난폭하다. 종교로 인해 인류의 절반이 사멸했다. ‘하나님’을 믿는 종교가 만약 '하나'였다면 싸울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가톨릭, 기독교, 이슬람, 불교, 유대교, 힌두교…. 모두들 나의 신은 유일하며, 다른 신을 믿는 자는 적이라고 규정한다. ‘하나님’이 명하신 살생의 칼에 의해 최소 2000만명이 죽었다.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 무덤에서 종교 흔적이 발견된 이후 인류에는 약 10만개의 종교가 있어왔다. 이 중 몇 개만 살아남고 대부분 멸종하거나 사라졌다. 하나님이 흙으로 인간을 만들었다거나, 남자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는 신화는 깨진지 오래다. 이제 정복자의 종교는 칼이 됐을 뿐이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아간다. 종교는 이 죄가 자신의 잘못인지, 아니면 타인의 잘못인지를 따지는 게 아니다. 그냥 반성하면 된다. 기독교에서는 회개라 하고, 천주교에서는 고해, 불교에서는 참회라고 말한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것은 옷 한 벌의 무게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성직자의 무게는 무겁다. 종교의 가장 큰 화두인 가난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난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난을 무시하고 숨기고 억눌러왔기 때문이다. 종교는 가난의 민낯을 볼 수 없도록 갖가지 논리와 장치를 쉴 새 없이 작동하지만, 정작 본질은 냉담의 빙하를 걸을 뿐이다. 깨달음이란 익어가는 것, 고로 종교의 청량한 각성을 촉구한다.

▶아담과 이브는 인류(남녀)의 시조다. 창조주 하느님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었고,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 이브를 만들었다. 에덴동산에서 벌거벗고 살던 두 사람은 사탄(뱀)이 건넨 금단의 열매 ‘선악과’를 따먹는 죄를 저질렀다. 이때부터 아담은 스스로 일해 먹고살아야 하는 벌을 받았고, 이브는 아이를 낳는 고통과 남편에게 순종해야하는 벌을 받았다. 아담과 이브가 '원죄'를 저질렀기에 인간도 ‘원죄’를 갖고 태어난다는 이상한 논리도 그렇게 탄생했다.

창세(創世)이후 인간은 종교 때문에 수많은 상잔(相殘)을 치렀다. 200년 동안 치러진 십자군전쟁의 출정가는 이렇다. “이 전쟁은 예수 그리스도가 명하는 것이다. 나가서 싸워라. 목숨을 잃는다 해도 너희 죄를 완전히 사하리라···.” 신에게 복종하기 위해 2013년 동안 수천만명이 죽었다.

▶아담과 이브가 무화과 잎으로 ‘감추고 싶은 부분’을 가리기 시작한 것은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상대방의 ‘거시기’에 대해 순수한 마음을 잃어서 가린 것이다. 이는 인간의 ‘타락’을 말한다. 이브의 아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것도 인간의 ‘타락’이다. 결국 아담과 이브는 인간이 타락할 수밖에 없는 단초를 만들었다. 종교는 광기다.

요즘 신천지가 세상을 오염시키고 있다. 신천지가 ‘우한 폐렴’(코로나19)을 집단감염 시켰다는 것은 팩트다. 정부가 코로나19의 책임을 신천지에게 전가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전염’의 정황은 신천지에 있다. 그러나 그들은 반성하지 않는다. ‘통일교’의 문선명,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신천지’의 이만희, 그리고 듣도 보도 못한 수많은 ‘사(私)종교’는 맹신, 맹목의 이름으로 인간을 나약한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다.

인간을 구원하겠다는 종교, 하지만 종교계가 각성하지 않는 한 인간은 구원받을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이 '종교'를 구원해야 할지도 모른다.


  • 세종특별자치시 마음로 14 (가락마을6단지) 상가 1층 3호 리더스
  • 대표전화 : 044-863-3111
  • 팩스 : 044-863-3110
  • 편집국장·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재필
  • 법인명 : 주식회사 미디어붓
  • 제호 : 미디어 붓 mediaboot
  •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5
  • 등록일 : 2018년 11월1일
  • 발행일 : 2018년 12월3일
  • 발행·편집인 : 미디어붓 대표이사 나인문
  • 미디어 붓 mediaboot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미디어 붓 mediaboot.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ediaboot@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