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 시작 ‘교사도, 학생도 원격수업 불안’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 시작 ‘교사도, 학생도 원격수업 불안’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4.08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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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스타트 이후 16일·20일 차례로 개학…인프라 미비해 걱정
스마트기기 없는 학생 22만3천명…EBS·e학습터 등 접속 불안
7일 한 중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출석과 원격수업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한 중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출석과 원격수업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고등학교가 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다. 16일에는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원격수업을 시작하고, 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다.

하지만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다. 학교 무선인터넷망 부족 등 기술적 문제는 인력과 재정을 투입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지만 수업의 질은 짧은 기간에 높일 수 없어 더 문제다.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고등학생 대상 원격수업은 EBS 강의 등 기존의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콘텐츠 활용 수업으로,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 대상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 한 고교 교사 A씨는 “원격수업 연수를 받았는데 쌍방향 수업은 교사끼리 하는데도 정신이 없었다”면서 “학생들 대신 카메라를 앞에 놓고 수업하면 원격수업이 될 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차원이어서 상당수 교사가 검증된 EBS 강의를 틀어주고 과제를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교사 1명이 학생 20명을 두고 쌍방향 원격수업을 하면, 교실에서 수업할 때와 달리 학생들이 한꺼번에 피드백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십 배는 정신이 없다고 지적한다. 콘텐츠 활용 원격수업은 학생의 학습 태도에 따라 효과가 크게 차이 나는 점이 문제다. 한 콘텐츠를 오랜 시간 집중해서 보기 어려운 초등 저학년생은 원격수업 효과가 아예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콘텐츠 활용 원격수업이 ‘공부 잘하는 학생’과 ‘공부 못하는 학생’ 간 학력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원격수업의 맹점 상 ‘일방적 지식전달형’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고교에서는 입시 준비를 핑계로 수능 대비 EBS 강의만 반복해서 보는 원격수업이 이어질 수 있다.

7일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없는 빈 교실에서 한 선생님이 온라인 개학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는 가운데 아이들이 없는 빈 교실에서 한 선생님이 온라인 개학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수업이 원격으로 이뤄지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보니 가르침과 배움에 쓰이는 원격수업 도구부터가 말썽을 부리고 있다. 원격수업을 들으려면 최소한 스마트폰이 한 대 있어야 하며, 원활하게 큰 화면으로 수업을 들으려면 스마트패드나 노트북·데스크톱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 교육부가 전국 시·도 교육청을 통해 원격수업을 들을 기기가 없는 초·중·고생이 몇 명인지 조사해보니 총 22만3000명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기기가 없는 학생들에게 대여해줄 스마트기기를 총 32만1000대 확보했다.

교사들의 대표적인 걱정은 학습관리시스템(LMS)이다. 원격수업 유형에 상관없이 교사가 학습자료와 과제를 공지·공유하고 출석을 관리할 LMS가 필요하다.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LMS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IRS)의 e학습터와 EBS의 ‘온라인클래스’가 있다. 각 사이트 콘텐츠와 수업을 연계해 학생들의 진도율을 체크할 수 있다.

그런데 e학습터는 지난 3일 새벽 2시부터 밤 9시 사이에 교사들이 업로드한 자료가 모두 사라지는 사고가 있었다. 해당 시간대에 접속한 인원은 약 8만 명이었다. 교사들은 각자 개설한 온라인 학급방에 이 시간대에 올렸던 학습 자료, 강의 계획서, 과제 등을 잃어버렸다. EBS 온라인클래스 역시 때때로 접속이 원만하지 않다는 민원도 속출하고 있다.

세종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에 원격수업이 제대로 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이뤄진 것 같아 학생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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