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젠 괜찮아졌겠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졌다
“코로나19 이젠 괜찮아졌겠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졌다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4.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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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관광지·꽃구경 명소 상춘객들로 붐벼…식당가도 문전성시
“너무 일찍 경계심 풀면 몇 주 뒤 감당하기 어려운 일 생길 수도”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별개로 일부 관광지와 꽃구경 명소에 상춘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대천해수욕장 조개구이 식당가 모습. 나재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별개로 일부 관광지와 꽃구경 명소에 상춘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대천해수욕장 조개구이 식당가 모습. 나재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병 관심도와 ‘사회적 거리두기’ 열기가 급속하게 식고 있다. 실제, 일부 관광지와 꽃구경 명소는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뤄 너무 일찍 경계심이 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찾은 대천해수욕장의 경우 ‘조개구이’ 식당가는 발 디딜 틈 없이 문전성시였다. 2차선 도로 사이에 들어선 먹자골목은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반대로 불야성이다. 적게는 5명, 많게는 10여명에 이르는 손님들이 좁게 마주앉아 구이를 굽고 있었다.

식당업주 A씨(보령시 해수욕장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손님이 전혀 없었는데 조금씩 찾아오는 것 같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중요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가 20명대로 줄었다는 정부 발표에 느슨해진 측면도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확진자 축소를 마치 선전하는 듯한 이중적 잣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근 대천항 회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 1층에서 횟감을 고른 손님들은 2층 식당에 비좁게 마주앉아 반주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조개구이 식당가보다도 더 성시였다. 청주시 수곡동에서 왔다는 한 손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식해 바다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횟집이 북적거려 들렀다”면서 “이미 국민들 사이에는 남들도 하는데 별일이야 생기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했다.

대천해수욕장 조개구이 식당가 모습. 나재필 기자
대천해수욕장 조개구이 식당가 모습. 나재필 기자

보령시 남포면에 있는 죽도 상화원도 감염병 전파 우려 때문에 일찍이 휴원했지만 점차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에서 가장 긴 회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서해안 낙조 명소로도 알려져 있는 이곳은 오는 24일 재개장한다.

이밖에도 봄철을 맞아 나들이를 나가거나,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입장객 우대 반값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부 SNS에서는 정부 권고와 상반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패’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온 사진과 영상은 대부분 꽃놀이를 즐기는 등 상춘객들이 외출을 인증하는 내용이 다수였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동참이 느슨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날씨도 따뜻해지고 확진자 수도 전보다 감소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언제든지 비말 전파나 에어로졸 전파가 가능하므로 방심하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느슨히 한다면 그 결과는 며칠 뒤, 몇 주 뒤에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 언제든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며 “많은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가 일관되게 내리막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물결 모양을 그리고 있고, 방역 모범국이라고 평가받던 국가에서도 일순간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확실히 잡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총선이후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총선까지는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양상처럼 보이지만 선거가 끝나면 폭증할 거라는 미래통합당 측 주장에서 출발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정부는 가짜뉴스를 철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정세균 총리는 “지금의 긍정적 숫자는 국민께서 지난주까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주신 덕분이나 절대로 이것을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좋다는 신호로 오해하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수차례 잦아들다가 이전보다 광범위하게 유행하는 등 지금도 코로나19는 조용한 전파자 속에 숨어 활동할지 모른다”며 “여기서 방심하면 코로나19가 다시 폭발적으로 번지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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