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공유경제가 좋은 소비, 좋은 제품은 좋은 소비자가 창조
로컬푸드·공유경제가 좋은 소비, 좋은 제품은 좋은 소비자가 창조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1.23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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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토리]조광휘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비료업계 선풍일으킨 카프코 운영하며 대전YMCA이사장도 맡아
어릴적 천막치며 어렵게 살기도··· 나눔활동 등 사회공헌 앞장
조광휘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장. 미디어붓
조광휘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장. 미디어붓

감투는 성공한 사람의 이름표다. 인생의 행복지수이기도 하다. 감투가 많으면 살아온 삶의 내공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기업 대표이사, 소비자단체대표, 기독교단체 이사장, 사단법인 대표, 국제 와이즈멘 한국지역 총재 등 숱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다. ㈜카프코를 운영하는 조광휘 대전YMCA이사장이 최근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상임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친환경 농자재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어 소비자 권익보호에 조예가 깊다.

“안전한 먹거리를 유통시키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가 중요한데 장소를 제공하고 품질관리, 소비자상담까지 해줍니다. 일종의 로컬 푸드(local food) 활성화죠. 소비자는 안심할 수 있고, 생산자는 소득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가습기 사건과 같은 소비자 불이익을 막기 위해 캠페인도 합니다.”

조 대표는 로컬 푸드에 애착이 많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자가 빠른 시간 내 구입할 수 있으니 이만한 신뢰 보증도 없다. 더구나 로컬 푸드는 반경 50㎞이내에서 생산·유통돼 지역 농민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안전한 먹거리를 계속 공급하려면 품목별 집단화 농장이 필요합니다. 유기농 단지를 집단화해서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아도 됩니다. 합리적 소비란 안전과 안심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원산지 표시제 로 정확한 정보를 주고, GAP(농산물 우수관리) 농가도 홍보하면 좋잖습니까.”

그가 상임대표를 맡은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는 대전YMCA를 비롯해 대전YWCA, 대전소비자공익네트워크, 소비자시민모임대전지부,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광역시지부, 한국부인회대전광역시지부, 한국소비자교육원대전광역시지부 등 8개 단체로 구성돼있다.

“회원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소비자 현안에 대해 공동대응하고 기본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물론 모든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 소비시대입니다. 똑똑한 소비는 착한 판매가 이뤄질 때 가능합니다. 좋은 제품은 결과적으로 똑똑한 소비자가 만듭니다. 요즘엔 물건을 하나 살 때도 그냥 사지 않습니다. 모두들 체크슈머(Check Consumer)들이죠. 제품을 꼼꼼하게 살피고 확인한 뒤에야 구입합니다.”

조 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대책에 대해서도 경제순환 논리를 곁들여 설명했다.

“흐름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도 피가 잘 통해야 건강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건강한 사람도 한번 다치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경제는 통화의 흐름입니다. 쉬운 예로 먹거리 생산자가 생산비를 건지고 남을 정도가 된다면 잘 돌아가는 겁니다. 반대로 생산비도 못 건진다면 잘못된 것이죠.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지 않는 장사만 한다면 그냥 망하게 됩니다. 피가 미세혈관까지 잘 통해야 건강하잖습니까. 중산층 30%를 잘 살게 하기 위해 하층 30%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면 잘못된 정책입니다. 이런 정책은 바꿔야합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이다.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필요 없는 경우 빌려 주는 공유소비다. 조 대표는 이런 ‘협력소비’에도 애정을 갖고 있다.

“지금 세상은 공유되는 것이 대세입니다. 농촌에 가면 트랙터, 경운기, 콤바인 대여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든지 필요한 때 사용할 수 있죠. 콘도의 분양권이나 골프 회원권도 자기 지분은 있지만, 사용 안할 때는 공유합니다. ‘자신만의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안 통합니다.”

카프코 공장 전경. 미디어붓
㈜카프코 공장 전경. 미디어붓

그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에서 ㈜카프코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4종 복합비료를 제조한다. 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장과 한국친환경농식품자재 수출마케팅협동조합 이사장을 역임할 당시 어떻게 하면 친환경 자재를 더 많이 공급할까 고민하다가 해외수출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칼라링’은 기능성 비료의 열풍을 몰고 왔다. 유럽과 아시아의 농업박람회에도 지속적으로 출품하고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농업이 주가 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뒷전을 밀려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과 돌봄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농업도 무역장벽이 사라지고 있잖습니까. 세계의 모든 농산물들이 국경 없이 이동하고 있어요. 이렇게 치열한 시장 상황에서 농민들이 살아남으려면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뿐입니다. 제가 회사를 운영하는 이유도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들의 요구에 부흥하고, 농민들이 투자해야 하는 수고와 노력을 경감시키기 위함입니다. 만족할 만한 수확물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비료 분야에서 쌓은 40여 년간의 경험과 기술이 녹아있습니다.”

조 대표의 고향은 옥천군 군북면 지오리 용목이다. 이곳에서 초등학교(삼양초) 시절을 보냈다. 형편이 어려워 한방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동생 등 일곱 식구가 살았다. 통학 거리가 멀고 외딴집이어서 유년시절을 외롭게 보냈다. 대전에 이사 온 것은 옥천중 2학년을 마친 때였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족들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한방에서 3대(代)가 지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그랬어요. 저희 아버지 고향이 황해도 연백군입니다. 6·25전쟁이 끝나고 온 가족이 피난 와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가 옥천에 정착하게 됐죠. 그때 큰집 식구들 중 큰형님 한분만 피난을 와서 함께 지내게 되었지요. 처마 밑에 천막으로 비가림막 쳐서 지낼 수밖에 없었어요. 농사거리도 없고 마을에 가서 동냥하다시피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비누, 치약, 생필품을 머리에 이고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행상을 해 겨우겨우 생계를 꾸려갔어요.”

조광휘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목원대에 10년 가까이 인재양성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미디어붓
조광휘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목원대에 10년 가까이 인재양성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미디어붓

유년시절의 고난 때문이었을까. 그는 지역 사회공헌에도 앞장선다. 10년 가까이 대학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인재육성에 공을 들인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면 훌륭한 인재가 있어야합니다. 중소기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해도 연구 환경이 취약합니다. 그래서 학교(목원대 미생물나노소재학)와 협업으로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좋은 인재를 오게 하기 위해 교육·장학사업을 시작했어요. 나눔도 시작이 어렵지,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카프코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미생물나노소재학과 학생들은 졸업 후 생명공학, 농식품바이오 및 의바이오 분야에 취업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YMCA와 국제와이즈멘클럽 등 NGO활동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대전YMCA는 1947년에 활동을 시작해 대전서 가장 오래된 NGO가운데 하나입니다. 창립 10년 만에 회관을 마련하고 다양한 청소년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에 노력해왔습니다. 와이즈맨클럽 한국총재(4대) 때는 7개 지구를 11개 지구로 만들어 국제이사회 승인을 받았던 일이 기억납니다. 미얀마에 국제와이즈멘 의료봉사를 정착시켰는데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설 명절에는 라오스에 갑니다. 함께 나누는 밥상, 함께 나누는 기쁨, 함께 나누는 꿈, 함께 나누는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글(칼럼리스트)을 쓰며 마음을 다스린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감정을 언어와 문자로 정리하는 것이다.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을 만큼 맡고 있는 일이 너무 많아, 운동 대신 소식(小食)으로 건강을 챙긴다. 쉬는 날, 편히 쉬는 것이 제일 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하고 있는 일을 힘닿는 데까지 하고 싶다’며 ‘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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