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당 총선서 180석 압승 '입법 주도권' 쥔 공룡여당 탄생
민주·시민당 총선서 180석 압승 '입법 주도권' 쥔 공룡여당 탄생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4.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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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거 총평]민주화 이후 전례없이 국회 5분의3 차지
선진화법 사실상 의미없어…통합당 103석 '개헌저지' 턱걸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영등포 다목적 배드민턴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영등포 다목적 배드민턴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국회 전체의석(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의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단독으로 180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보다 3석 많은 103석 확보에 그쳤다. 지역구 투표만 놓고 보면 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표율 92.66%를 보인 가운데 미래한국당 34.18%, 시민당 33.21%, 정의당 9.54%, 국민의당 6.71%, 열린민주당 5.32% 등을 기록했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미래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예상된다. 국회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 단일 정당 기준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정당의 탄생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전례 없는 일로, 이로써 여당은 개헌을 제외한 입법 활동에서 대부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영원한 꼼수 정치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얻겠다고 나선 정당이 자그마치 35개다. 투표용지가 48.1㎝였다. 작은 정당들의 국회 진출을 열어주자고 1년 내내 삶아먹고 볶아먹으면서 티격태격하더니 결국 변종 정당들만 만들어냈다. 의석 늘리기에 급급한 거대 양당의 ‘잔머리’가 만들어낸 코미디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위성정당을 만들고 투표용지 순서를 위로 올리기 위해 ‘의원 꿔주기’도 강행했다. 정치 개혁이란 명분과 달리 누더기로 변질된 연동형 비례제는 선거사의 오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부끄러움은 영남과 호남의 몰아주기 표 전쟁이다. 이번에도 호남은 민주당에, 대구·경북(TK)은 통합당에 몰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녹색돌풍’에 밀려 호남 28석 중 23석을 내주고 3석을 지키는데 그쳤으나 이번 총선을 통해 전통적 지지기반을 회복했다. 하지만 몰표는 말 그대로 공산당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민주주의의 표본이 아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진정한 승리자일까. 국민들은 국난 앞에 견제보다 안정을 택했지만, 민주당은 갖은 꼼수를 부려 '슈퍼·공룡여당'이 됐다. 왠지 2% 부족하다. 이번 선거에서 진정한 승리자는 없다. 패배한 자는 있어도 이긴 자는 없다. 이제 정치는 생물(生物)이 아니라 '종교'가 돼버렸다. 무엇을 믿는 것인지, 무엇을 믿을 것인지 집단 최면에 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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