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심(春心)아! 밥 묵자'
'춘심(春心)아! 밥 묵자'
  • 나인문 기자
  • 승인 2019.01.2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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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수 107만 명. 3년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5년 연속 증가세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자영업자 수 649만 명.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너나없이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게를 열었지만 손님이 없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그래서 그들은 손님을 ‘구하고’,  손님은 지갑을 ‘닫고’,  샅바싸움을 한다.

오죽하면 가게 앞에 상호나 메뉴 대신 ‘손님 구함’이라는 웃픈 간판까지 등장했을까.

상권이 위축되면서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창업자 대비 폐업 비율(폐업률)이 72%를 넘는다. 매년 100만 명 가까운 자영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의 몰락’을  ‘그들의 탓’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도 식당, 저기도 식당인데 정작 손님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저 많은 가게들이 어떻게 먹고살까 궁금할 정도다.

어느 식당 상호는 ‘괜찮아! 오뎅은 살 안 쪄’이다. 돈 없어 안 먹고, 살찐다고 안 먹는 이들을 끌어내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마당에 주방장이나 찬모를 쓰지 못해 직접 요리하다보니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협박성(?) 애교를 부리는 문구를 붙여놓은 식당도 있다. ‘그렇게 급하면 어제오지 그랬슈~~~.’

경기(景氣)가 곤두박질치면서 너나없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톡톡 튀는 이색 문구나 간판을 내걸고 열심히 손님을 맞으려 해도 매년 100만 명 가까운 자영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다.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경기(景氣)가 곤두박질치면서 너나없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톡톡 튀는 이색 문구나 간판을 내걸고 열심히 손님을 맞으려 해도 매년 100만 명 가까운 자영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다.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요즘엔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어 외상 손님이 없는 줄 알았는데, 속내는 다른가 보다.

어느 식당에는 ‘외상 시 필요한 서류- 주민등록초본, 재산세납입증명서, 관할 파출소장 동의서, 통장님 친필 추천서, 소녀시대와 함께 한 사진 한 장’을 제출해야 한다고 으름장이다.

‘99세 미만은 금연’이란 안내문도 눈에 띈다. 아예 담배는 꺼내지도 말라는 얘기다.

‘밤은 왔는데 너는 왜 오지 않는 걸까?’

보고 싶은 애인도, 일 나간 부모도, 학교에 간 자식도 아닌데 돌아오길 기다리는 간절함이 묻어나는 절절한 사랑가와 다름 아니다.

어떤 식당은 배고픈 젊은이를 유인하기 위해 라면을 제한 없이 리필해 준다고 해놓고, 주인의 진짜 속셈을 홀라당 까발린다. ‘셀프라면 무한리필, 과도한 라면섭취는 점주의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그런가하면 공중 제비돌기를, 그것도 뒤로 텀블링을 하고 돌아와도 절대로 디스카운트(discount)는 없다는 경고성 문구도 있다.

‘여자친구 삭발시켜 오면 DC 50%, 들어오실 때 백 텀블링(back tumbling) 3회 성공 시 DC 50%, 여자친구 삭발하고 텀블링 3회 성공 시 해천탕 스페셜 무료.’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고 하지만, 결코 먼 나라 얘기라는 반증이다. 3만 달러 시대가 만화 같은 이야기고, 남의 나라 통계라고 체념하는 국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낡은 말뚝도 봄이 돌아오면 푸른빛이 돌기를 희망한다’는 핀란드의 속담이 있다.

이제 나라가 ‘국민의 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나락에 떨어진 경기를 살리는데 매진해야 한다. 취업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봄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청년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혹한과 폭설 못지않은 사회의 높은 벽에 응어리진 사람들에게는 온기를 전해줘야 한다.

소외받고 살아가는 그들의 가슴에도 봄이 올 때, 비로소 버들잎도 가지마다 푸르고 복숭아꽃 또한 송이송이 붉게 피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해야 ‘봄이 오니 진정 봄 같다’는 춘래여진춘(春來如眞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국민이 정치판을 걱정할 게 아니라, 정치권이 국민을 걱정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그 현란한 공약은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더 늦기 전에 챙겨보자.

봄이 오고 있다. 봄바람을 타고 오는 ‘춘심(春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모두가 ‘초심(初心)’으로 돌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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