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해빙 The Having'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등극
'더 해빙 The Having'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등극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6.0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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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잠재우는 ‘해빙 신드롬’

'더 해빙(The Having)'(이서윤, 홍주연 지음, 수오서재  펴냄)이 2020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SNS에서 '나의 인생 책', '불안을 잠재우는 힘', '큰 울림을 주는 책'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출간 8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뒤 7주 연속 왕좌의 자리를 지키며 2020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일 예스24 발표 기준)

'더 해빙'은 출간 초기 세계 1위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가 먼저 출간하고 전 세계 21개국에 판권이 팔린 것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먼저 읽은 독자들은 '인생을 바꾼 책', '행운의 바이블'이라는 후기를 남기며 한국 통찰가의 메시지에 열광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독자들은 이 책이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우주가 도와준다’는 식의 무조건적 긍정주의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자신의 감정을 이용해 무의식을 바꾸고 부자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침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저자 이서윤은 동양의 고전뿐 아니라 뇌과학, 심리학, 양자물리학 등에 근거한 다양한 접근법으로 독자들의 이해와 실천을 돕고 있다. 저자는 또 '행운은 노력에 곱하기다. 노력이 0이면 거기에 아무리 행운을 곱해도 결과는 0이다'며 노력 없이 요행을 기대하는 심리를 경계하고 있다. '그동안 읽은 자기계발서가 이 한 권으로 정리됐다', '긍정의 힘만 강조한 책들과 달리 삶을 바꾸는 구체적인 실행법을 알려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며 극찬이 쏟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0년 최장기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더 해빙'은 20~6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에서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 해빙'의 인기는 책을 넘어서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출간 2개월 만에 인스타그램에 관련 게시물 수가 5000개를 돌파했으며, 유튜브에는 300여 개가 넘는 관련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에는 책 리뷰뿐 아니라 해빙 낭독, 해빙 팁 공유, 해빙 노트 작성법, 해빙 명상, 해빙에 나온 명언 영어 해석 등 책을 다양하게 변주한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빙을 실천하며 성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만들어지고, 해빙 노트를 작성해 공유하는 게시판들도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 이처럼 '더 해빙'은 SNS 상에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고, '나 해빙하고 있어', '이게 바로 해빙이지'라는 말이 일상생활 속에서 유행처럼 사용되면서 2020년을 상징하는 문화 현상이 된 것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19년 종합 베스트셀러 가운데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등 에세이가 1, 2, 3위를 차지했다. 100대 베스트셀러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에세이가 22종으로 가장 많았고 인문(20종), 소설(16종), 경제경영(13종), 자기계발(7종) 등 순이었다.

지난해 인기 있었던 책들이 ‘나’에게로 관심을 기울이는 에세이들이었다면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더해진 2020년에는 독자들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약세였던 자기계발 분야에 속한 '더 해빙'이 2020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단 하루만 실천했는데도 삶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실천이 쉽고 효과가 즉각적이다”, “막연하기만 했던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등 독자 후기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솔루션을 바탕으로 직접 경험한 삶의 변화에 대한 증언으로 가득하다.

“삶이란 내 안의 여러 가지 ‘나’를 찾아 통합시켜가는 여정이죠.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 사람은 자신다워질 때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내면의 힘을 발견하게 되죠.” '더 해빙' 中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언컨택트 시대 속에서 살고 있다. SNS의 발달 등으로 타인의 인정을 갈망하며 자신을 잃어가던 현대인들은 코로나로 인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라”라고 조언하는 '더 해빙'이 2020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이 같은 시대적 변화와 무관치 않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달고나 커피 만들기, 컬러링, 회식 대신 혼술 등이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된 요즘, '더 해빙'을 통해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정립하고 인생의 방향성을 찾게 되었다는 고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상에 대해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코로나 때문에 언컨택트 사회가 일상화되면서 행복의 척도가 달라지고 있다”며 “타인의 감탄을 받기 위해 목매던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인의 인정, 비교 속에서 희미해지던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더 해빙'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사회 트렌드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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