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발포리는 충무공·나포리는 나루터와 연관
65. 발포리는 충무공·나포리는 나루터와 연관
  • 미디어붓
  • 승인 2020.07.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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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나포리 이정표. 미디어붓DB
군산 나포리 이정표. 미디어붓DB

한자 풀이로 발포(發砲)가 총이나 포를 쏘는 것이라면, 나포(拿捕)는 자국의 영해를 침범한 나라의 사람이나 배를 붙잡는 것을 의미한다. 죄인을 사로잡을 때도 나포라는 용어를 쓴다.

간혹 뉴스를 통해 배타적 경제수역 내인 우리 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해경과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이 ‘나포’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1968년 미 해군 소속 정찰함 푸에블로호가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 해군에 의해 나포되어 82명의 미 해군이 11개월이나 붙잡혀 있다가 풀려난 푸에블로 나포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 이후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종전에는 북한이 우리 선박을 나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이나 배를 사로잡는 것을 의미하는 ‘나포’를 지명으로 쓰는 곳이 있어 설핏 섬뜩함도 가질만하다. 게다가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전북 군산에 있는 지명이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군산시 나포면 나포리(羅浦里)는 금강을 이용하여 물건을 이송하던 나포 나루가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당초 조선시대에는 임피군 북삼면 지역에 속했다가 1914년 행정 구역을 개편하면서 수철리, 세곡리, 옥동리, 신곡리 일부를 통폐합하여 나포리를 개설했고 이후 1995년 1월 1일 군산시와 옥구군의 통합에 따라 전북 군산시 나포면 나포리로 편제되었다. 익산시 웅포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전라북도 익산시와 군산시에 걸쳐 있는 지방도 706호선이 북쪽의 금강을 따라 경유하고 있다.

군산 나포리 이정표.  미디어붓DB
군산 나포리 이정표. 미디어붓DB

발포리(전남 고흥군 도화면)/나포리(전북 군산시 나포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은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비겁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을 외쳤다.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항은 이순신 장군이 만호(종4품의 초급 지휘관)란 직책으로 처음 근무한 초임지다. 그곳에는 고려 말부터 왜구가 창궐해 조선조 1439년(세종 21년) 발포진(지금의 해군부대)이 설치됐다. 발포만호성은 1490년(성종 21년)에 만들어져 1894년에 폐지된 산성이다. 전라좌수영 산하의 오관·오포 중 수군만호가 다스리던 수군진성으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좌수영 산하의 수군기지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임진왜란 때엔 서남해로 진출하는 일본군을 막아낸 곳도 이곳이다. 거북선도 그곳에서 건조됐다고 전해진다.

총과 대포를 쏜다는 의미의 발포(發砲)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발포리(鉢浦里)는 충무공의 청렴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순신은 당시 직속상관인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전라좌수사)가 거문고를 만들기 위해 발포 수군영 객사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려하자, 관아의 오동나무도 국가의 것으로 사사로이 쓸 수 없다며 이를 저지했다고 전해진다. 이 일로 처음으로 관직을 박탈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무찌르기 위해 맹활약했던 고흥군은 조선 시대 류몽인이 집필한 '어우야담(於于野譚)'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야담집(野談集)인 이 책은 민간에 유포된 음담패설이 아닌 풍자적인 설화와 기지 있는 야담들이 담겨 있어 조선 중기 설화문학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군내를 오가는 마을버스가 회차하는 발포마을 입구에는 ‘이 충무공 머무신 곳’이라는 글이 새겨진 기념비가 서 있다. 가곡 ‘가고파’와 ‘고향생각’의 노랫말을 쓴 노산 이은상의 글이다. 1980년 발포만호성 북쪽 경사지에는 충무사가 건립됐다. 이곳에서는 매년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 충남 아산 현충사와 같은 시각에 충무공 탄신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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