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음식에도 원수지간, 상극이 있다
66. 음식에도 원수지간, 상극이 있다
  • 미디어붓
  • 승인 2020.07.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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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원수리 전경. 미디어붓DB
익산 원수리 전경. 미디어붓DB

음식에도 원수지간, 상극이 있다

원수(怨讎)는 상극(相克)이다.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니 서로 끼치는 꼴이다. 음양오행설에서 금(金)과 목(木), 목과 토(土), 토와 수(水), 수와 화(火), 화와 금(金)의 관계다. 음식에도 서로 맞는 궁합이 있지만 상극인 궁합도 있다. 한 종류의 음식이 나머지 다른 종류의 영양소를 파괴할 수도 있고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감과 간장게장, 복숭아와 장어, 조개와 옥수수를 같이 먹으면 심한 복통에 시달릴 수 있다.

야채김밥이나 샐러드에 오이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조합이다. 오이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아제가 함유돼 있다. 시금치 베이컨 볶음은 눈만 즐겁다. 시금치는 질산 함유량이 높아 베이컨의 발색제와 함께 섭취할 경우 발암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미역국을 끓일 때 파를 넣지 않는 이유도 있다. 파에 들어 있는 인과 유황 성분이 미역에 함유된 칼슘의 흡수를 막아 영양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미역은 콩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두부나 된장으로 만든 요리에 미역을 곁들이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수박은 기름과 상극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다음 수박을 먹으면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튀김은 지방이 많아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기에 수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분이 들어가면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가 더욱 느려질 수 있다. 특히 위장이 약한 사람은 삼가는 게 좋다.

약을 복용할 때도 특정 음식에 주의해야 한다. 약물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유발하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기약을 먹을 땐 치즈나 레드와인, 소간 같은 티라민 성분이 많이 든 식품은 좋지 않다. 평소 혈압이 높지 않더라도 감기약과 이들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급격한 혈압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또 감기약은 우유와도 상극이다. 우유 속 칼슘이 약 성분이 흡수되는 걸 막아 효과를 떨어뜨린다. 고지혈증 약은 자몽주스와 상극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요산이 몸속에 너무 많이 쌓여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소화과정에서 요산으로 바뀌는 퓨린이 많이 들어 있는 등푸른 생선과 맥주, 막걸리 같은 곡주를 피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라면 카페인, 탄산음료와는 이별해야한다. 커피는 신장에서 칼슘 배설을 촉진하고 콜라와 사이다는 뼈에서 칼슘을 빼앗아간다. 바지락과 우엉, 무와 오이도 예상보다는 불편한 관계다. 도라지는 천식이나 감기 환자의 기침에 효능이 좋다. 하지만 도라지를 돼지고기와 함께 섭취할 경우 도라지의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다. 문어와 고사리를 따로 섭취하면 영양가가 높지만 함께 섭취할 경우 위장기관이 약한 사람은 소화불량의 위험이 있다.

진통·해열제는 술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약 중 하나다. 술 이외에도 진통제는 양배추와도 상극인데 양배추는 해열·진통제에 함유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효과를 떨어뜨린다. 토마토를 먹을 때 단맛을 위해 설탕을 뿌려먹곤 하는데, 설탕은 토마토의 비타민B 성분을 파괴한다. 아침에 빵과 오렌지주스를 함께 먹으면 소화불능 우려가 있다. 간편식으로 많이 먹는 라면의 경우, 콜라와 함께 먹으면 칼슘흡수에 방해가 된다.

의식동원(醫食同源)이란 말이 있다. ‘의약과 음식의 근본은 같다’는 의미로, 쉽게 말하면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음식과 약의 구별이 없다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은 문종의 죽음이 상극 음식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문종은 종기 때문에 고생하다 재위 2년 만에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당시 문종의 종기를 치료한 어의 전순의는 '식료찬요', '의방유취'를 편찬한 당대 최고의 명의다. 그는 '식료찬요' 서문에서 ‘세상을 사는데 음식이 으뜸이고 약물이 그 다음이다.

옛 선조들은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음식으로 치료하지 못하면 약으로 치료한다’며 식치(食治)를 강조했다. 그런데 그는 종기와는 상극 음식인 꿩고기를 문종의 수라에 올렸다. 꿩은 닭과 비슷해 야계(野鷄)라고 불리지만, 닭고기보다 열이 더 많은 음식이다. 심지어 쪄서 요리하면 색깔이 붉게 변해 ‘불(火)의 음식’으로 불린다. 종기는 본래 혈에 열이 심해 생기는 ‘화(火)의 질병’이다.

특히 꿩고기를 봄에 먹으면 치질과 부스럼, 습진을 악화시킨다. 문종이 죽기 전 허리와 등에 생긴 심한 종기뿐 아니라 치질로도 고생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암살설’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경종의 독살설로 유명한 게장과 생감은 둘 다 찬 음식으로 함께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키는 냉성 상극 음식이다.

전북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전국 방방곡곡 좌충우돌 방랑길에 만난 전북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는 이름만큼이나 힘겨운 여로(旅路)였다. 여산면 원수리를 갔다가 다음 목적지인 김제를 가기 위해서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난관은 내비게이션이 분명히 ‘원수리’를 안내했는데, 도착한 곳은 진사리였다는 점이다. 지명이 바뀐 탓이다. 동네 어디에서도 ‘원수’가 들어간 표지나 간판, 이정표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는가. 포기하려는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원수저수지 안내문. 그곳에 분명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에 소재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오가는 행로도, 지명을 찾는 것도 원수(怨讎) 같은 여정이었다.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源水里)는 한자 지명에서 풍기는 것처럼 여상천 상류지역에 위치해 있는 물이 풍부한 고장이다. 자연마을로는 진사, 독양, 독적, 상양, 연명, 학동, 신막 마을이 있다. 진사마을은 참수동이라고 불리는데 앞 골짜기에서 찬물이 끊임없이 흐른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독적은 근처에 도자기를 굽던 가마가 있어서 생긴 이름이고 상양은 분지로 된 안쪽에 있는 남향 마을로, 양지바른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학동은 뒷산에 학이 많이 서식한다 하여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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