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새들은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머리가 작을 뿐
78. 새들은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머리가 작을 뿐
  • 미디어붓
  • 승인 2020.10.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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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둔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지칭하며 놀린다. 서양에서도 ‘버드브레인(birdbrain: 새대가리·멍청이)’이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진짜 새(조류)들의 머리가 나쁠까. 여러 학자들,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새대가리’라는 비웃음은 틀렸다.

닭의 울음소리는 2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울음소리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 닭을 잡아먹는 포식자를 발견한 수탉은 즉각 경고음을 낸다. 하지만 주변에 수탉만 있을 경우는 경고음을 내지 않는다. 다른 수탉, 즉 라이벌이 잡아먹히면 오히려 이득이기 때문이다. 까마귀의 IQ는 보통 40에서 50, 교육시킨 까마귀는 85에서 90정도라고 한다. 까마귀가 물병에 든 물에 부리가 닿지 않자 돌을 집어넣어 수면을 높여 물을 마셨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들은 말을 따라하고 숨겨져 있는 먹이 찾기에도 능하다.

굴파기올빼미는 땅에 굴을 파서 둥지로 사용하는데, 둥지에 말과 개, 고양이와 같은 포유류의 배설물(便·변)을 수집한다. 이 배설물이 쇠똥구리와 같이 변을 먹고 사는 곤충을 유인하기 때문이다. 앵무새의 평균 IQ는 30이지만 학습에 따라 아이큐가 달라진다. 주인을 알아볼 수 있으며 인지능력과 언어 습득능력이 빠르다. 학습능력만 깨우쳐주면 약 100개 이상의 단어를 암기할 수 있을 정도로 언어능력도 뛰어나다. 간단한 대화 정도는 우습다.

까치는 6살 정도의 영아 지능을 가지고 있다. 학습 및 모방도 잘한다. 거울을 인식하며 퍼즐을 맞출 수 있고 기억력 또한 좋다.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를 구분해서 인식하는데, 동네에 낯선 얼굴이 나타나면 울기 때문에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라고 했던 것이다.

1964년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휜정수리북미맷새의 노래에 지역 사투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새의 노래가 문화적으로 전승된다는 것을 말한다. 카리브해찌르레기는 먹이를 물에 씻어 먹는다. 먹이에 묻은 흙이나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삼키기 힘든 먹이의 털이나 깃털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료를 물에 불려서 줄 때는 물에 다시 담그지 않는다. 주변에 먹이를 훔쳐갈 경쟁자가 있을 때도 물에 넣지 않는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행동한다는 의미다.

이제 ‘새대가리 같다’ 또는 ‘까마귀고기를 삶아 먹었냐’라는 표현은 다른 말로 바꿔야 할 것 같다. 그들은 머리가 나쁜 것이 아니라 머리가 작을 뿐이다.

대가리(전북 순창군 풍산면)

인간에게 ‘대가리’라 부르는 것은 욕을 하거나 상대를 비하할 때나 사용한다. 속담에 ‘대가리에 쉬슨 놈’은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을 일컫는다. 동의어로는 대갈머리, 대갈빠기, 대갈빼기, 대갈통이 있다. 해머(hammer) 대가리처럼 주로 길쭉하게 생긴 물건의 앞머리나 윗부분도 대가리라고 부른다. 두목, 보스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경상도 지방에서도 ‘느그(너의) 대가리 오라캐라’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너희 보스를 오라고 하라’는 뜻이다.

전북 순창군 풍산면에는 대가리라는 마을이 실제 존재한다. 500여 년 전 마을 형국이 자라형이어서 ‘자라뫼’라고 불리던 것이 일제 강점기 행정 구역 개편 후 ‘크게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아름다울 가(佳)’자를 써서 대가리(大佳里)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지명 변경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그냥 쓰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대가리 경로당에서 만난 한 촌로는 이렇게 말했다.

“크게 아름답다는 뜻잉께, 나쁘지 않치라. 딱 한번 들으면 안 잊어불고….”

충북 단양군 적성면에도 대가리(大加里)가 있다. 지명의 유래는 지형이 큰 가락처럼 생겼다고 하여 ‘한가래기’로 불리워오다 한자로 표현하면서 크다의 의미인 ‘한’을 큰 대(大)자로 바꾸고, 크기를 더한다는 의미에서 더할 ‘가(加)’를 붙여 대가리로 불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매스컴을 통해 연예인 장근석과 축구선수 송종국의 고향으로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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