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여자들의 몽니는 아름다운 상실감
85. 여자들의 몽니는 아름다운 상실감
  • 미디어붓
  • 승인 2020.12.0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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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시간은 철저하게 한 달을 주기로 절벽을 오르내린다. 외로움과 그리움 사이에서 분열하며 세상 밖을 서성거린다. 찬바람이 옷깃에 닿자마자 마음이 얼어붙는다. 바람이 성나고 사람이 성나고 마음이 성난다. 오사바사한 정이 그립고 사근사근한 배려가 그리워진다. 그런데 몸에서는 차가움만 배회한다.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하는 건, 사람 자체가 무서운 게 아니라 사람의 몽니가 두려운 것이다. 괜히 시비 걸고, 몽짜 부리고, 남 탓만 하니 무서운 것이다. 여자들의 숭고한 아픔은 세월의 잔상이 아니라, 주름의 시간들이다. 사사건건 삐딱하게 구는 자신을 보면 마음 한 자락이 들까분다. 이는 ‘나를 좀 봐달라는 간절한 외침’이다. ‘마음대로 하라’고 당당하게 외쳤지만 사실은 ‘내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반어법이다.

그녀가 웃지 않는 건, 절실함이 없기 때문이다. 풀 죽어 늘어진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하는 한마디가 없기 때문이다. 갈매기가 오래 못사는 건 두려움과 짜증, 그리고 지루함 탓이다. 같은 지역을 빙빙 돌면서 한정된 먹이를 찾는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웃음이 나질 않는 것이다. 웃음도 절실하면 웃어진다. 상실감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바로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녀가 겪는 그 고통은 이 지구상에서 수만, 수십만 사람이 겪었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난 괜찮아’라고 말하는 건, 사실은 외롭다고 항복하는 것이다. 고독이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스스로 빗장을 치는 것이다. 외로운 것은 진짜 외로운 것이다. 스스로를 달달 볶아봤자 외로움이 달아나지 않는다. 외로움은 끝이 없다. 단지 외로움을 함께 할 사람이 있으면 잠시잠깐 외롭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고독의 반대편에 서면 더 고독하다.

생리(충북 음성군 생극면)

조금 민망하지만, 여성들의 생리와 발음이 같은 지명을 갖고 있는 동네가 2곳 있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 생리(笙里)와 경북 고령군 개진면에 있는 생리(省里)다. 전남 곡성군 삼기면에는 월경리도 있다.

음성군 생극면 생리는 면소재지에서 동으로 3㎞ 지점에 위치하며 수레의산 밑에 자리 잡은 농촌마을로 마을 앞에 솔배기들이 있다. 생리소류지와 중생천이 흐른다. 본래 충주군 생동면에 속한 지역으로 좋은 샘이 있어서 샘골, 생골로 불리거나 지형이 옥녀생여허무형이라 하여 생동이라 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생동면(省洞面)을 폐지하고 중생리(中笙里), 하생리(下笙里)를 병합하여 생리가 됐다. 자연마을로는 안터, 주막거리, 중생, 만태동이 있고 특산물로는 생극 참외가 유명하다.

고령군 개진면 생리는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고, 들어가는 길이 좁은 골짜기여서 송골 또는 송곡이라 했다. 송골의 ‘송’은 ‘솔다·좁다’는 뜻이다. 1600년경 화전민이 들어와서 화전을 일구고 토기를 구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마을 뒷산인 삼베등(麻布嶝)의 모양이 마치 삼베 실을 풀칠할 때 사용하던 솔(省)처럼 생겼다 하여 한자로 생곡(省谷)으로 부르다 생리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전남 곡성군 삼기면 월경리(月境里)는 대명산 끝자락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옛날에 이곳이 곡성현과 옥과현의 경계에 있었다 하여 경리(境理)라 불렀던 것을, 후에 월경리(月境理)란 지명으로 바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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