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두려움을 이기는 일은 두려움을 꼭 껴안는 것
91. 두려움을 이기는 일은 두려움을 꼭 껴안는 것
  • 미디어붓
  • 승인 2021.01.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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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박길. 미디어붓DB
세종시 대박길. 미디어붓DB

링컨, 그의 인생은 실패로 점철돼 있다. 사업에 실패했고 농부로서 실패했다. 주의원으로 선출됐을 때는 의장직 선거에서 낙선했고 상·하원의원직에 낙선했다. 부통령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상원의원직에 다시 출마했으나 또 낙선했다.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는 나라가 남북전쟁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경험이 미국의 위대한 전설을 이루는데 초석이 됐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통산 714개의 홈런을 쳤다. 그러나 홈런 수의 2배에 가까운 1300개 이상의 삼진을 당했다. 그의 714개의 홈런은 결국 1300개의 삼진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은 1000번째 도전에서 성공한 후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999번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전구가 켜지지 않는 999가지의 이유를 안 것이다.”

35세에 요절한 모차르트는 키가 작아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았다. 사랑과 결혼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숱한 실패 끝에 얻은 명작들은 상표가치만도 54억 유로에 달한다. 모차르트는 죽어서도 오스트리아를 먹여 살리고 있다. 다니엘 데포는 50세가 훨씬 넘어 쓴 ‘로빈슨 크루소’의 원고를 20군데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은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이혼녀로 초벌 원고의 복사비가 없어 구식 타자기로 두 번이나 타이핑하는 수난을 겪었다.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도망치지 않는다. 어린 코끼리가 어른 코끼리가 되어도 쇠사슬을 끊고 달아나지 않는 것은, 끊었던 기억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도망칠 것을 체념하고 쇠사슬에 매달려 산다. 때문에 초원의 달콤한 낮잠도 잊었고 드넓은 자유도 잊었다. 하지만 지금 겪는 일이 싫어서 도망치는 것보다 겪으면서 그 느낌을 받아들이는 게 백 번 나은지도 모른다. 살다보면 어느 순간 도망가야 하는지, 싸워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도망치는 게 아니라 지금보다 더 가까이 가서 두려움을 꼭 껴안는 것이다. 희망이란 무작정 기다리면 ‘파발’은 오지 않고 우표 한 장 달랑 붙은 절망만 와 앉게 돼 있다.

인간이 어떤 일을 지각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2초에 불과하다. 그 이후는 기억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인류는 기억하는 법만큼이나 망각하는 법을 익혀왔다.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불필요한 기억들. 잊고 싶은데 잊지 못하는 것도 무서운 고통이다. 기억과 망각은 서로 버티어 싸우는 길항(拮抗)이다. 너무 빨리 지워버려도, 너무 오래도록 기억해도 문제이니 기억과 망각은 서로에게 화살을 쏘고 있다. 인간이 진화와 번식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기억하기보다, 지워버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망각은 병이 아니라 치유다. 적당히 잊을 수 있을 때 생살이 돋아난다. 기억하고 싶지 않을 때 기억이 나고, 기억하고 싶을 때 기억나지 않는 것도 병이다. 너무 빨리 잊고 너무 깊게 기억하는 것 또한 병이다.

파산리(경북 구미시 고아읍)

대박리가 있으면 파산리도 있다.

경북 구미시 고아읍 파산리(巴山里)는 당초 마을 뒷산의 모습이 뱀과 비슷하여 마을 이름을 사미동(巳尾洞)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집에 뱀이 너무 자주 들어와 이를 막기 위해 뱀의 눈을 뺀다는 의미로 ‘뱀 사(巳)’자에 점을 찍어 파토리(巴吐里)라 하였고, 후에 파산리로 바뀌게 됐다고 한다. 자연마을로는 봇들(일명 파산·파토동), 화개동(花開洞·일명 하망정) 등이 있다. 봇들은 조선 말기에 대망리에서 파산리 쪽으로 큰 보(洑)가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화개동은 봇들 남동쪽에 있는 마을로 양지쪽이어서 꽃이 일찍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마을에 있는 재샘은 아무리 물을 퍼내도 마르지 않고, 병든 사람이 이 샘물을 마시면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고 전해진다.

전북 부안군 줄포면에도 파산리(巴山里)가 있고, 전남 강진군 군동면에도 파산리(派山里)라는 지명을 갖고 있는 동네가 있다. 대구시 달서구에도 파산동(巴山洞)이 있었는데, 지난 2005년 호산동(虎山洞)으로 바뀌었다. 파산동은 인접한 와룡산에 뱀이 많아 큰 뱀을 뜻하는 ‘파(巴)’자를 붙여 명명했지만, 지명이 기업인의 부도나 도산, 개인의 ‘파산(破産)’을 연상시킨다며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개명한 것이다.

파산은 채무자가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게 될 경우 채무자의 총재산을 모든 채권자에게 채권비율대로 변제하는 절차를 말한다. 파산이라는 용어는 중세 이탈리아에서 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상인들이 장사하던 좌판을 부숴버리고(banca rotta)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음을 알렸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빚을 제때 변제하지 못하면 파산을 피할 수는 없다. 누구보다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도 이런 저런 이유로 파산 또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탤런트 김혜선과 과거 소방차로 인기를 끌었던 멤버 이상원,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와 영화배우 신은경이 그들이다. 김혜선과 이상원은 파산절차를, 신사동 호랭이와 신은경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는 가수 이상민을 꼽을 수 있다. 사업 실패로 그의 채무는 7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05년 부도 이후 현재까지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면서 그 채무를 부지런히 갚고 있다.

과거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개그맨 윤정수는 지인의 빚보증과 사업 실패로 인해 30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현재는 채무 상환의 부담에서 벗어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정이야 어찌 됐든, 빚을 갚지 못했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지금은 보증제도가 없어졌지만, 인정상 보증을 선 경우나 어쩔 수 없이 사업에 실패한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 경우의 파산은 그래서 더욱 뼈아프다. 많은 이들이 그들이 하루빨리 회생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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