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문들 ‘보도자료 의존 심각’ 그러고도 ‘메이저 신문’ 놀음인가
대전 신문들 ‘보도자료 의존 심각’ 그러고도 ‘메이저 신문’ 놀음인가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9.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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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민언련 7개 언론사 분석 “기사 중 64%가 보도자료”
“출입처 중심 심각·독자 외면 야기…읽을 게 없다는 불만 당연”
지역 오피니언 리더 “지자체·기관들 기사와 광고 바꿔치기”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 캡처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 캡처

대전지역 신문사들이 쏟아내고 있는 각종 기사 콘텐츠가 출입처 보도자료와 홍보성 기사에 치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달 3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대전 주요 일간지 4곳과 인터넷신문 3곳의 보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민언련 분석에 따르면 총 6856개 기사 중 4406개(64.2%)가 보도자료 의존도가 높은 기사였다. 기사 10개 중 6개가 공공기관 등 출입처 보도 자료에 의존한 기사라는 얘기다. 의존도가 심한 언론사는 비율이 90%대에 육박했다.

조사 대상 일간지 4곳은 금강일보,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이고, 인터넷신문은 굿모닝충청, 대전시티저널, 디트뉴스24이다. 민언련은 이들 언론사 기사를 주요 관공서 홈페이지나 정당인들 블로그 등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와 비교 분석했다. 기사 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했다면 ‘보도자료성 기사’로 분류했고 보도자료로 나오진 않았지만 관공서로부터 사진을 제공 받거나 특정 기업을 홍보하는 기사 역시 ‘보도자료성 의심기사’로 분류해 보도자료성 기사 비율에 포함했다.

민언련은 “조사기간 대상 언론사들이 보도한 6856개의 기사 중 보도자료성 기사는 4248개, 보도자료 의심기사는 158개였다”면서 “지역 언론 보도의 콘텐츠 차별성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한 “실제 ‘볼게 없다’는 독자들 평가는 지역 언론의 출입처 중심 보도자료 의존 관행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평균 의존률이 높은 순으로 나열하면 대전시티저널(89.93%), 디트뉴스24(76.66%), 금강일보(70.28%), 중도일보(61.21%), 충청투데이(60.18%), 대전일보(57.50%), 굿모닝충청(47.91%) 순이다. 일간지 4곳 비중은 전체 5191개 중 3236개로 62.34%로 나타났다.

 

8월3~14일 언론사별 보도자료 의존 보도량 분석표. 출처=대전충남민언련 제공
8월3~14일 언론사별 보도자료 의존 보도량 분석표. 출처=대전충남민언련 제공

민언련은 “소위 출입처 보도자료를 그대로 보도하는 ‘통조림 보도’ 관행의 문제는 지역 언론의 콘텐츠의 질적 하락을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문제로 대전, 세종, 충남 지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며 “지역신문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취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면을 보도자료성 기사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지역 언론의 항변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을 내고 보는 값진 신문인데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받아야 하는 것은 구독자와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면서 “단순히 무언가로 채워 신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행태는 구독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진단했다.

민언련은 또 “관공서의 중요한 소식을 전하는 것은 필요하나 단순 자치단체장 행보와 말을 여과 없이 지역 구독자에게 전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며 “긍정적인 면만 보여줘 과오나 실수는 묻힐 수 있다. 같은 보도자료라도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의미있는 기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언련은 “지역언론의 보도자료 의존이 심각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실제 조사 결과 보도기사 중 절반이 훌쩍넘는 64.2%를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라며 “이번 조사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겠지만 지역 언론 보도에서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기사가 차지하는 전반적인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언련의 발표를 접한 오피니언 리더 A씨(58)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는 비율이 60%라고 발표됐으나, 실제로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관공서 광고와 기사를 바꾸는 식의 현 보도행태는 오래 전부터 관행적으로 답습돼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신문사 경영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의미 없는 홍보성 기사, 보도자료성 기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오피니언 리더 B씨(62)는 “대전·세종·충북·충남에서 스스로 메이저라고 일컬으며 광고 독식을 하고 있는 언론들은 자신들이 왜 메이저(major)인지를 분명히 밝혀야할 때가 왔다”면서 “지자체들 또한 언론사를 메이저, 마이너로 구분하며 역차별을 하는 행태를 바꿔야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자들 스스로도 이제 타성에 젖어 메이저, 마이너 놀이를 하고 있다”며 “진정한 언론의 가치를 펜의 힘에서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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