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사우]문재인정부 법무장관들의 ‘無法 논란’
[문방사우]문재인정부 법무장관들의 ‘無法 논란’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9.15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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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눈물은 불가피할 때 흐른다. 이성으로 이겨내지 못할 때 불가항력적으로 흐른다. 그래서 떨어지지 않고 주르륵 내린다. 절박한 눈물은 짜지 않다. 맑다. 아들이 머리를 박박 밀고 육군훈련소 연병장에 섰을 때 그 맑은 눈물 맛을 알았다. 미각으로 느끼는 맛이 아니라 촉각으로 느끼는 눈물 맛, 단전에서부터 차오르는 묘한 비애였다.

눈물을 억누르고 있던 홍채의 괄약근이 풀리자, 몸 전체 50개의 조임근에서 어둠이 쏟아졌다. 눈물은 들켰을 때 모호해진다. 타인이 보면 청승맞고, 비밀스러움이 탄로 나면 슬픔이 희석된다. 하지만, 멀리서 눈물을 닦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자 가슴은 이내 무너졌다. 혹한의 날씨, 아들의 눈물에서 체온을 읽었다. 우린 둘 다 ‘울음’으로써 서로의 안녕을 맹세하고 있었던 것이다. ‘안녕 아들, 안녕 아버지···.’ 그날 밤 꿈속에서도 눈물이 났다. 지난 2018년 3월의 이야기다.

누가 이 별리의 아픔을 강압한 것인가. 그 미증유의 가해자는 분단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공범, 공모자는 나약한 국가에게 있다. 아무리 좋아졌어도 군대는 군대다. 다시 군에 끌려가는 꿈은 개꿈이 아니라 악몽이다. 군대는 추억일 수 있지만 군 생활은 잊고 싶은 기억일 뿐이다. 애국심은 나라가 바로 설 때 저절로 생긴다. 가진 자, 누리는 자들이 차디 찬 연병장에 흐르는 ‘어둠의 맛’을 알까.

모든 부모는 자식을 아낌없이 국가에 보낸다. 누구나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배설을 하는 곳은 흔치 않다. 어떠한 특혜도 없다. 그런 곳에서 오래 있다 보면 생각마저도 같아진다. 생각의 비등점이 같아졌을 때는 저절로 눈물이 난다. 그 비슷함은 곧 결절이다. 같으나, 절대 같아지고 싶지 않은 눈물이다. 숱한 위정자들이 나라를 말아먹을 때 많은 청춘들은 갇혀있다. 갇힘은 박탈이다. 젊은 날, 나라를 위해 젊음을 포기하는 건 추억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기억일 뿐이다.

필자도 군대서 34개월을 박박 기었다. 부모님이 나무 위에 올라 사과를 따고 있을 때 꾸벅, 인사만 하고 떠났다. 그리고 남들처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배설을 하면서 보냈다. 어떠한 특혜도, 어떠한 열외도 없이 그냥 그렇게 복무했다. 

요즘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가 대한민국을 들쑤시고 있다. 여당 대표란 자리를 이용해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혹자는 그것이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놓고 따지고 있지만 팩트는 그게 아니다. 심증만으로도 군대 특혜의혹은 유죄다. 자신보다 자식의 피해를 더욱 크게 생각하는 한국의 부모들은 병무 비리를 최고의 사회악, 적폐로 치부하니까···.

이회창 씨도 대통령 당선 목전까지 갔다가 아들의 병역 논란(병풍.兵風) 한방에 낙마했다. 박원순 씨 아들의 병역 논란도 죽기 직전까지 그에게 짐이 됐다. 2014년 11월, 14일간 휴가를 나갔다가 27분 지각한 상병은 인천지법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 7월, 1박 2일 휴가를 나갔다가 17분 늦은 일병은 군사법원에서 6개월 실형을 받고 복역했다.
추미애 씨가 20여 년 전 이회창 아들의 병역 논란을 국정조사에 붙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만 해도 오늘과 같은 상황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의혹이 사실이라고 밝혀진다면 추미애 씨야말로 ‘무법(無法)장관’이 된다.

누가 추미애 씨에게 돌팔매질을 할 수 있겠는가가 아니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지도층들(청와대, 여당)이 그를 호위하는 버르장머리가 문제다. 아이젠하워는 아들을 한국전쟁에 조종사로 보냈고 마오쩌둥 장남 마오안잉도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정의를 외쳤던 추미애라면 검찰개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신(修身)이 먼저다.

어찌 문재인 정부 법무장관들은 하나 같이 ‘아빠 찬스, 엄마 찬스’를 이용했는지 모를 일이다. 만약 추미애 사건이 진실이라면 ‘당나라 군대’가 머지않았다. 너도나도 휴가 나와서 ‘휴가 연장 전화’를 할 것 아닌가.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문재인정부의 불공정은 어디가 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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