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사우]니가 왜 거기서 나와
[문방사우]니가 왜 거기서 나와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10.21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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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의회 모습. 연합뉴스
국회 본의회 모습. 연합뉴스

하느님이 저승에 온 국회의원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서 뭘 하다가 왔느냐?”

“저는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 하다 왔습니다.” “그 나라 국회의원은 특권이 많다고 들었다. 낱낱이 아뢰어라.” “국회의원 특권은 200가지도 넘어 모두 아뢸 수가 없습니다.” “그럼 대강이라도 말하라.” “기본급이 월 600만 원, 입법 활동비가 월 300만 원, 정근수당·명절휴가비 등이 연 1400만 원, 업무수당, 급식비 등등, 이래저래 연봉은 1억 4000여만 원입니다. 유류비·차량 유지비는 별돕니다. 항공기 1등석, KTX·선박은 최상등급 좌석을 이용하고요. 보좌진 7명을 두는데 연 3억 8000만 원 정도 됩니다. 65세부터 죽을 때까지 월 120만 원 연금도 받습니다.” “또 있느냐?” “불체포특권·면책특권이 있어 죄를 지어도 안 잡혀갑니다.”

“이제 그만해라. 샘이 나서 더는 못 듣겠다. 차라리 니가 하느님 해라. 내가 내려가서 너희 나라 국회의원이나 해야겠다.”

떠돌고 있는  웃긴 얘기인데, 웃고 나면 화가 난다. 국회의원 1명을 4년 동안 유지하는데 35억원이 든다. 300명 곱하기 35억=1조 500억이다. 4년간 단 한 건의 법률안을 발의하지 않아도 월급은 꼬박꼬박 통장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장삼이사들은 국회를 ‘허가받은 도둑놈 소굴’이라고 부른다. ‘복지천국, 웰빙 부국(富國)’인 스웨덴 국회의원은 개인 보좌관도 없이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상시 전속 운전기사는 국왕에게만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공감능력이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무슨 일이 터지면 항상 ‘거기서’ 나온다. 돈 문제가 터져도 ‘거기서’ 나오고 신분세탁, 학력세탁, 부동산 세탁, 군대 세탁 문제가 터져도 ‘거기서’ 나온다. 검찰개혁을 한답시고 소란을 피웠지만 자기네 편은 다 풀려났다. ‘일개’ 국민이라면 벌써 콩밥을 먹었을 일인데도 무죄방면이다. 잣대도 없고 줏대도 없다.

지난 4·15총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역 의원은 모두 27명이다. 입건된 선거사범은 2874명에 이른다. 그런데 최종결론은 어떻게 날까. 방탄조끼를 입고 방탄 국회에 숨어있는데 체포할 재간이 없다. 설령 정정당당한 법의 심판을 받는다 해도 시범케이스로 몇 놈만 잡아넣을는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국회 뒤에 숨은 ‘일개’ 국회의원을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까지 불러내지 못했다.  자기들끼리 짜고 치니 잡을 방법이 없다.

조선 세조 때 충청도 관노가 부친과 조부의 땅을 영의정 황수신에게 빼앗겼다고 호소했다가 거꾸로 옥에 갇혔다. 조사에 나선 사헌부가 ‘황수신이 실제로 땅을 빼앗았다’고 보고했지만, 세조는 ‘죄가 없으니 다시 거론 말라’고 했다. 사헌부가 ‘예·의·염·치(禮.義.廉.恥)의 네 가지 근본이 없으면,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며, 나라는 그 나라가 아니니 진실로 두려운 것’이라며 그의 처벌을 재차 요청했지만 세조는 자신의 집권을 도운 공신이라는 점을 들어 황수신의 죄를 더 이상 묻지 말라고 명했다. 

지금이 딱 그렇다. ‘네 가지’가 없다. 청와대 뒤에 숨은 것인지, 대통령 뒤에 숨은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이 그들 뒤에 숨은 것인지 모두들 공감능력을 잃었다. 이쯤 되면 그때 그 시절 공언했던 ‘취임사’를 수정해야할 판이다.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不)정의로울 것’이라고. 

정권은 국민들에게 ‘살맛나지요? 신이 나지요?’라고 묻는다. 그런데 국민들은 “너희 세상이니, 너희들만 살맛나지요. 너희들 빼고 살맛나는 사람 있나요?”라고 되묻는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재차 묻는다. “너희 세상이 지난 세상과 뭐가 다른가요? 거기서 거긴데.” 
국민을 위하겠다는 국회와 국가가, 지금 국민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 국민들은 마지막으로 또 묻는다.

“하릴없는 니들, 그만 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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