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3일까지 개관기념 초대전으로 ‘기산 정명희 화백 달빛랩소디’
상업 사진으로 시대상을 담아온 대전 ‘사진발전소’가 널찍한 화랑으로 변신했다.
배재대 광고사진영상학과 등에 출강하던 윤광빈 사진작가는 본인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절반을 ‘갤러리 TAN(灘)’으로 개편했다. 사진을 업으로 삼고 미술을 사랑한 윤 작가는 대전에서 이름난 광고 사진작가다. 2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전지역 기업, 대학, 공공기관의 사진을 맡아왔다. 그가 촬영한 사진은 대학 홍보 브로슈어로 탈바꿈해 신입생이 부푼 꿈을 꾸게 했고 기업 제품 사진은 해외 수출길을 여는 열쇠가 됐다.
이토록 사진을 사랑했던 그는 스스로 ‘작가’에서 ‘관장’으로 명함을 바꿨다. 윤 관장은 “평생 사진과 함께 했지만 또 다른 동반자는 미술이었다”라며 “촬영기법을 연구할 때도 항상 미술 구도를 염두에 둘 정도로 미적 감각을 발휘해야 했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갤러리 탄(灘)’ 개관 기념으로 기산 정명희 화백의 초대전을 진행했다. 정 화백은 ‘화력 50년의 결실을 달빛랩소디에 담다’로 후배의 초청에 응했다. 정 화백은 응축된 금강을 수묵으로 한지에 담아냈다. 휘돌아 나가는 금강을 오롯이 옮겨왔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초대전은 해를 넘겨 1월 23일까지 손님을 맞는다.
윤 관장은 “개막전으로 정 화백을 모신 이유는 충청의 젖줄 금강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스튜디오로 사용하던 공간 절반이 갤러리로 거듭났으니 내겐 사진과 미술, 두 갈래의 젖줄이 있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작가’에서 ‘관장’이 됐다고 카메라를 손에서 놓은 것은 아니다. 언제든 다시 셔터를 누를 준비를 하고 있다. 윤 관장은 “멀리 뛰려면 몸을 잔뜩 움츠렸다가 용수철마냥 튀어 올라야 한다는 인생의 진리를 깨닫고 있다”며 “갤러리가 된 스튜디오를 바라보면서 더 높게, 더 멀리 갈 준비를 하나씩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관람은 대전 갤러리탄(대전 서구 문정로 148, 5층)으로 찾아가면 가능하며 문의는 전화(042-489-8025)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