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딴 게 무슨 정치를 한다고?”
“네딴 게 무슨 정치를 한다고?”
  • 나인문 기자
  • 승인 2019.02.20 11: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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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새파랗게 젊은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입니까? 저는 절대로 저 자(者)를 우리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제1야당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에는 한마디로 천박하기 그지없다.

외려 그에게 묻고 싶다. “네딴 게 무슨 정치를 하겠냐고?”

물론, 문 대통령이나 여당을 두둔하거나 자유한국당을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김준교 후보에게 묻고 싶다. “제 집에서도 ‘저딴 게 무슨 아버지냐’고 막말을 하는지, 그리고 터진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막 뱉으면 다 되는 것이냐고?”

만약 동네 어귀에서 만난 어르신에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면 귀뺨부터 올려붙였을 게 자명한 일이다.

품격 있고 절제된 언어로 표심을 호소해도 모자랄 판에 자극적이고 과격한 세치 혀로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장을 어지럽혀도 되는지 자유한국당에도 묻고 싶다.

물론,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중진들이 나서 “우리 당이 그런 과격분자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긴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찌 쓸어 담을 수 있을지 욕지기가 절로 나온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제게 90% 이상의 표를 몰아주면 문재인은 반드시 탄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향해 ‘저딴 게’라는 표현도 부족해 국회의원 신분도 아닌 최고위원이 되는 것만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킬 수 있다고 여론을 호도하는 철딱서니가 기가 막힐 따름이다.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지켜보는 공당의 전당대회에서 망발과 망언을 내뱉는 후보나 그에게 그런 무대를 내준 자유한국당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증오심과 적개심에 기대어 대한민국의 헌법체계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런 자들은 애초부터 정치판에 나서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인디안의 속담에 “누군가를 평가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라”는 말이 있다. 남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처지에서 본다는 말이다.

이쯤 되면 청년최고위원 후보직 사퇴 등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그나마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세치 혀의 중요성을 곱씹어 봐야 할 때다. 예로부터 절제할 줄 아는 혀는 최상의 보배이며, 부드러운 혀는 인간에게 부여한 최대의 기쁨이라고 했다.

하지만 혀의 마력은 가장 위험한 것이기도 하지 않는가. 어리석은 자는 자기 마음을 혓바닥 위에 두나, 현명한 자는 자기 혀를 마음속에 둔다고 했다.

더 이상 국민들을 상대로 몰상식한 세치 혀를 함부로 놀리지 않기를 권면한다.

“다물라. 제발! 그 입 좀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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