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재난지원금 ‘줄까 말까’ 선심성·형평성 놓고 오락가락
지자체들 재난지원금 ‘줄까 말까’ 선심성·형평성 놓고 오락가락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1.01.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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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지급 사례 증가 예고…“재난지원금이 네 돈이냐?”
“필요할 때 과감하게 재정 투입해서 경기침체 대처…포퓰리즘 아냐”
지자체들이 코로나19으로 인한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사진은 단양구경시장 전경. 단양군 제공
지자체들이 코로나19으로 인한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사진은 단양구경시장 전경. 단양군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전 주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할 방침이거나, 아예 지급을 검토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다. 이에 따라 ‘선심성 행정’이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등 논란이 거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도민에게 10만 원씩 지급하는 ‘2차 재난 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여당과 조율 끝에 확정했다. 다만 지급 시기는 방역상황을 고려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측 요구에 따라 설 전이냐, 설 이후냐를 놓고 검토 중이지만 설 전 지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지사는 19일 페이스북에 “일반적으로 말하는 가난한 지방정부는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 할 정도로 재정이 열악한 지방정부와는 다르므로 지방 도시가 가난하다 해도 지방정부가 반드시 그에 비례해 가난한 것은 아니다”며 “결국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느냐 마느냐는 예산 부족 문제라기보다 정책의 필요성과 예산 우선순위에 대한 정치적 결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가구당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취약계층 등에 ‘핀셋’으로 지급하는 지자체도 있다. 다만, 가구 구성원 수와 상관없이 가구별로 일괄 10만원씩 지급하는 것을 두고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도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등에게 선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재정 여력이 없어 보편적이든 선별적이든 자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지자체도 상당수다.

충북도의회 이상식(청주7) 의원은 19일 열린 388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대집행부 질문을 통해 "정부 지원과 달리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가능성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단계에서는 소비증대를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확산 선제대응을 위한 도의 행정명령에 적극 동참한 자영업자들에게 최소한의 위로와 도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충북형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답변에 나선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금은 비상사태를 끝내는 데 최선을 다할 때"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피해를 본 계층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장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경제 활성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도 별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소상공인 관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도의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따리 장사’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자체 재정 상황과는 상관없이 민심향배를 위해 재난지원금 유무를 결정한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선거용이라는 논리다.

대전 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43)는 “코로나19로 인해 가계운영이 절박한 가정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푸는 것은 일면 이해하나, 세금을 무슨 화수분처럼 맘대로 끌어다 쓰는 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여건에 따라 차등 지급되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면서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충북 청주 용담동에서 식당을 하는 여모 씨(56)는 “소상공인들은 이자 갚기도 버거울 정도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1·2재난지원금을 받을 때만 해도 공돈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한 푼이라도 준다면 그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편적 지급이나 일괄 지급이 아닌 피해 계층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선별지원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뒤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일단은 처지가 딱한 대상부터 지급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왜 하필이면 선거를 앞두고 ‘마치 인심 쓰듯’ 혈세를 푸느냐는 해석이다. 이들은 ‘재난지원금=매표 행위’라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세종시 한솔동 주민 한모 씨(46)는 “재난지원금을 받아서 경제가 되살아났다거나 가계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며 “정치권에서 마치 보편적 복지를 위해 필요한 재원을 쓰는 양 떠드는 걸 보면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제 돈 쓰듯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처럼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쪽과, 필요할 때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서 경기침체에 대처한다는 쪽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들의 셈법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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