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는커녕 10년 앞도 못보는 세종시
‘백년대계’는커녕 10년 앞도 못보는 세종시
  • 나인문 기자
  • 승인 2018.12.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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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설야중거 부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에도 발걸음을 가벼이 하지 마라. 오늘 나의 발걸음은 언젠가 오게 될 누군가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라는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한순간, 한걸음,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하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봉록을 받는 공직자라면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할 교의(敎義).

최근 세종시 돌아가는 꼴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세종시가 운영하고 있는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인 크린넷이 심한 악취, 잦은 고장에 이어 콜라 캔(깡통)을 갖다 대도 개폐구가 열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전국적인 비웃음을 사고 있다.

이러고도 첨단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시티라고 내세울 것인지 어이가 없다.

맷돌을 돌리려는데 손잡이(어처구니)가 없고, 뜨거운 가마솥뚜껑을 열려 해도 뚜껑 손잡이(어이)가 없는 형국이다.

특히 2451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크린넷이 깡통으로도 열리는 멍텅구리 시설로 전락하면서 쓰레기 불법 투기는 물론, 낙태아나 살인사건과 연루된 시신(屍身) 등을 몰래 버리는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더욱이 세종특별자치시 관련부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구축한 크린넷을 이관 받아 운영하면서 5년여가 지나도록 이 같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이러고도 대한민국 행정수도라고 말할 수 있는가.

더구나 불법 투기한 쓰레기로 인해 관로가 막히거나 장비가 손상될 경우 천문학적인 보수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원활한 쓰레기 처리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문제는 세종시가 크린넷을 운영한지 5년여가 지나도록 깡통으로 개폐구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예로부터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처럼 백성이 심한 고통을 겪는 도탄지고(塗炭之苦’)’는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공복(公僕)들의 일탈에서 비롯됐다.

공자의 설화인 예기(禮記)’를 보면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也·가정맹어호야)’고 전한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참으로 갑갑하다. 그 진원지가 자치단체여서 더더욱 답답하다.

백년대계는커녕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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