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독자 대신 고객 모십니다” 記者 일 접고 양복점 사장 되다
“이젠 독자 대신 고객 모십니다” 記者 일 접고 양복점 사장 되다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1.02.1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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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정통클래식 맞춤양복점 ‘빌브레스’ 정재훈 대표
30년 사진 기자로 살다가 양복점 운영하며 제2의 인생 도전
대전 중구 은행동 빌브레스 매장 앞에 선 정재훈 대표.
대전 중구 은행동 빌브레스 매장 앞에 선 정재훈 대표. 빌브레스 제공

“기자(記者) 직업과 양복점 운영은 전혀 다를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맥(脈)은 같아요. 독자들과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니까요. 그때, 그때 피드백 오는 것도 비슷합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최상의 상품을 선사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30여 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하던 정재훈 씨(신문사 사진부장 출신)가 양복점 사장으로 변신해 화제다.​ 그는 언론계를 떠나 생활한 적이 없다. 사건·사고가 있는 곳에서 셔터를 누르며 종횡무진 민완 사진기자로 살았다. 하루아침에 딴 세상 같은 양복점을 차린다고 하니 주변 만류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인생2막을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고객의 삶에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대전시 중구 은행동에 개점한 맞춤양복점 ‘빌브레스(BILL BLESS)’. ‘고급스럽고 멋스러운 맞춤정장’을 콘셉트로 문을 연 이곳은 비스포크(bespoke:고객의 개별 취향을 반영해 제작)와 커스텀테일러(custom tailor:고객으로부터 특별 주문받은 물건 외에 자사의 오리지널 제품도 판매)방식의 양복을 최고의 바느질로 만들어낸다.

빌브레스(BILL BLESS)는 청구서를 뜻하는 ‘BILL’과 축복과 지지를 뜻하는 ‘BLESS’의 합성어로 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개성과 취향을 빌브레스 테일러에게 청구하면 개성과 체형을 조화시켜 최고급 부자재로 스마트하고 샤프한 정장을 맞춰준다. 이곳에선 최근 새롭게 다시 유행하는 클래식한 캐시미어가 함유된 스트라이프 재킷, 시크한 다크그레이 수트 등을 수제로 제작한다.

 

빌브레스 제공

“맞춤양복이라고 해서 다 같은 맞춤양복이 아닙니다. 빌브레스는 30년 경력의 재단사가 질 좋은 원단으로 차별화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정장은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전혀 다른 스타일, 핏감((fit感)이 연출되기 때문에 그만큼 진중한 고민이 필요한 작업이죠. 빌브레스를 찾아주는 고객 한분, 한분들의 소중한 개성을 잘 살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빌브레스는 이태리 로로피아나를 비롯해 스트레치 기능이 함유된 이태리 디프레타, 알프레도 로디나, 호주양모 아바타, 국내제일모직 탬테이션 등 최고급 사양의 원단으로 제작한다. 원단 결정도 고객이 직접 할 수 있다. 원단을 선택하면 고객의 체형 하나하나를 정밀 진단한다. 쳐진 어깨, 각기 다른 팔 길이, 유난히 많이 나온 배, 굽은 어깨, 자라목, 헬스 근육형 몸매 등 테일러의 날카로운 눈으로 완벽하게 신체체형과 치수를 체촌(몸치수 재기)하는 것이다.

체촌을 마치면 고객이 느끼는 원단의 질감과 체형에 맞는 최고의 핏감으로 살려낸다. 가봉(假縫:양복 따위의 옷을 완성하기 전에 몸에 잘 맞는가를 보기 위해 임시로 듬성듬성하게 대강 호아서 하는 바느질)까지는 약 일주일에서 열흘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가봉을 마치면 수제공방에서 재단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능수능란한 제봉과 정성스런 손바느질로 양복을 제작한다. 완벽한 양복 피팅이 끝이 나면 빌브레스 내부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영화배우나 모델이 된 것처럼 사진을 무료로 찍어보는 시간도 즐길 수 있다. 빌브레스 매장 내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수트 속 와이셔츠의 색감과 무늬도 중요하다. 와이셔츠 칼라(collar:옷깃) 모양에 따라 수트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와이셔츠 원단의 질감과 무늬를 고를 수 있게 준비했다. 와이셔츠 손목 카우스에 자신의 영문이름을 새겨 프라이드를 높이는 특별함도 있다. 단순한 칼라 모양보다는 다른 배색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것도 옷을 잘 입는 센스 중 하나다.

“젊은 층들이 많이 선호하는 그레이톤의 회색 수트와 짙은 곤색의 네이비 수트가 대표적으로 많이 입는 수트입니다. 이 두 가지 색감은 남성스러움이 묻어나는 컬러죠. 기본적으로 활동성이 뛰어난 약간의 스판(span:폴리우레탄 섬유의 탄성사(彈性絲)로 만든 합성 섬유) 재질의 스트레치 원단과 매일매일 양복을 다리지 않아도 되는 혼방 재질(폴리에스터·모를 적절하게 배합)의 실용성원단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빌브레스 제공

정 대표는 기자 시절 옷 잘입는 패셔니스타(fashionista:뛰어난 패션 감각과 심미안으로 대중의 선망을 받으며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로 통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활동성 직업을 가진 샐러리맨들이라면 스판 재질의 원단으로 수트에 맞춰 입는 것이 핏감도 살고 실용적입니다. 혼방 재질은 주름이 많이 생기지 않는 장점을 가졌죠. 정장을 맞출 때는 안정되고 절제된 디자인 즉 싱글수트가 대표적인 디자인입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전체적인 양복스타일이 이태리 스타일의 양복패턴을 많이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싱글 수트의 칼라 크기가 약간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보면 됩니다.”

정 대표는 동양인들의 경우 키가 커보이는 느낌을 주기 위해 윗 에리(갱에리, 고지:옷깃)를 높이 올라가게 하는 스타일이 최신 트랜드라고 했다. 그는 “요즘엔 화이트의 깔끔한 와이드(카라가 많이 벌어진 스타일) 칼라스타일을 선호하고, 연애인들이 많이 입는 스타일셔츠와 스트라이프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면 더할 나위 없는 맞춤정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브레스는 맞춤정장 이외에 100%견실크 넥타이를 비롯해 양복을 더욱더 화려하게 받쳐주는 와이셔츠, 소가죽으로 만든 수제구두도 취급한다. 그레이 수트에는 밤색의 옥스퍼드 윙탑 스타일의 구두가 잘 어울린다. 또한 네이비 수트에는 검정 페니로퍼스타일의 구두를 권한다. 이곳에는 디자인이 다른 30여 가지의 수제화가 준비돼있다.

“빌브레스는 한 번도 오지 않은 고객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고객은 없습니다. 고객의 니즈(needs)를 잘 캐치해서 맞춤형 정장을 만들다보니 대부분 단골이 됩니다. 인생의 절반을 독자를 위해 포커스를 맞추고 살았다면, 이젠 고객의 멋진 삶을 설계하며 살 생각입니다. 응원해주십시오.”

 

빌브레스 제공

빌브레스 가는 길

대전시 중구 대종로 510(은행동), 042-242-6789, 010-5401-5989, 운영시간 AM11:00~PM 8:00, 대전지하철 중앙로역 8번 출구→정종한약국 30m지나 우측 1층. 주차장은 정종한약국 골목 들어가 한일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빌브레스를 지나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유료주차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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