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prologue)-왜 떠나야 했는가
1. 프롤로그(prologue)-왜 떠나야 했는가
  • 미디어붓
  • 승인 2019.04.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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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본 연재물 '기자형제 신문 밖으로 떠나다'는 EBS, CBS 등 지상파방송과 기자협회보, 인터뷰365 등 여러 매체에서 인기리에 소개된 책입니다. '新대동여지도'라는 주제를 가지고 오토바이로 전국 3000㎞를 달리며 겪은 기자 형제의 좌충우돌 여행기입니다. 이곳에 등장하는 형(兄)은 일간신문 편집국장을 지내고 현재는 인터넷신문 '미디어붓' 사장, 아우(弟)는 일간신문 논설위원과 편집부국장을 지내고 현재는 미디어붓 편집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랍니다.  

1. 프롤로그(prologue)

여행은 아무 때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떠나지는 못한다. 거창하게 계획만 짜다가 중도에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배낭을 채우고, 신발 끈을 동여맨 뒤,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때 비로소 길은 열린다. 여행은 생각만 하면 꿈이다. 꿈의 본뜻이 ‘본다’는 의미이므로 동구 밖으로 나가야 현실을 보게 된다. 여유가 없다고, 여비가 없다고 징징거리기만 하면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자기변명과 핑계는 절묘한 타이밍서 발목을 잡는다. 여행이란 시간의 잉여분으로 가는 게 아니다.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야 떠날 수 있다. 더욱이, 여유가 생겼다고 느꼈을 땐, 해 저문 인생의 오후다. 떠날 수 없는 나이, 떠날 생각조차 들지 않는 상실의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여행은 여분의 행복을 찾아나서는 단호한 결행이다.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산다. 아주 길어봤자 100년. 그 짧은 생은 왔다간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그냥 불현듯 왔다가 별안간 간다.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1년, 10년…. 그것들이 모여 생애가 된다. 석가모니도, 예수도, 마호메트도 그 ‘별안간’이라는 시간이 당혹스러워 방황했다. 나서 자라고 훌쩍 가버리는 벼린 삶이 납득불가였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이미 과거다. 시간이 없다. 누군가를 사랑할 시간조차 없고, 누군가를 증오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사랑엔 여분이란 건 없다. 남아 있으면 사랑이 아니다. 사랑할 힘조차도 남아있지 않는 것, 철저하게 바닥까지 소진하는 것이 사랑이다. 돌이켜보면 삶은 너무나 슬픈 것이다. 배우는데 허비하고 미워하는데 허비한다. 비움과 채움에 대해 깨닫는 순간, 우린 허망하게 죽는다. 모든 생을 채우는 데만 급급하고, 결국 채우지도 비우지도 못한 채 죽는다.

인생을 똑바로 살았는지 보려면 그 사람의 ‘얼굴’과 ‘손’을 보라고 했다. 얼굴과 손엔 살아온 생애가 지문처럼 새겨져있다. 생(生)의 굳은살이다. 이건 성형할 수도 없고, 성형되지도 않는다. 잘살아온 사람의 얼굴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즐거워지고 행복해진다. 웃는 상(象)이다. 반대로 잘살아오지 못한 사람의 얼굴엔 심술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얼굴만 봐도 기분이 나빠진다. 비루먹을 상(象)이다.

우린 행복해지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웃는 상(象)을 만들기 위해 떠났다. 마을의 얼굴, 표정, 향기를 목도하면서 마을사람들을 닮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엔 만났다. 따뜻한 사람들, 치열한 생애들, 그리고 세상의 절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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