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추억으로 치환되고, 때로는 애틋한 과거를 소환한다. 그래서 기억이란 참 정겹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전설은 과거 한나라 환제 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세상의 속도보다도 빠른 광속의 변화다. 논밭 대신 고층아파트와 콘크리트 시설물이 들어서고, 낮은 담과 너른 품의 촌동네는 가파른 문명의 도시로 본디의 원형질을 잃어가고 있다.
사진은 폐교를 앞둔 연세초(燕世初)의 눈 덮인 교정 모습이다. 전월산 자락(연기면 세종리)에 있던 교정은 상록수로 둘러싸여 나름의 무게를 잡고 있지만 어찌보면 공허하기까지 하다. 하얀 눈으로 덮인 운동장은 어느 누구의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채 홀로, 외로이 순수, 순백을 겨냥한다. 당시 '겨울방학'이라는 변명을 듣지 않았더라면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처연함이다.
연세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조성 계획과 함께 2010년 문을 닫았다. 그리고 3년 후인 2013년 10월 8월 재개교했다. 폐교 당시 총동문회는 같은 지역 내에 학교가 신설될 경우 연세초등학교 교명을 승계하기로 행복도시건설청, 연기교육청과 협약했다. 옛 학교는 현재(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앞) 있는 학교 위치에서 동쪽으로 1.3㎞ 떨어진 곳에 있었다.
△1956년 9월 1일 연양국민학교 양화분교장 설치 △1957년 4월 1일 연세국민학교로 승격 △1996년 3월 1일 연세초등학교로 변경 △2010년 2월 28일 폐교(연남초와 통폐합) △2013년 10월 8일 재개교
☞우희철 사진작가는 대전고를 졸업하고 목원대 학사, 상명대 예술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충청투데이 사진부장과 온라인뉴스부장을 역임하는 등 언론계에서 20년여간 활동했다. 당시 사진기자협회 기자상을 10여회 이상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트레킹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행문화학교 산책의 회원이기도 하다. 작가는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이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문구를 가장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