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유람이 아닌 유랑…세상을 향해 시동 걸다
5. 유람이 아닌 유랑…세상을 향해 시동 걸다
  • 미디어붓
  • 승인 2019.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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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후.

형제의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자 주변인들은 부러움을 표시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두 한량이 고된 세상에서 탈출(도피)해 유유자적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 일면 이해는 갔다. 그러나 쉬는 건 맞지만 노는 건 아니었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안다면 유람이 아니라 유랑이라는 걸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린 시간의 온도를 눈치 챘다. 저녁의 온도, 그것은 따뜻한 남쪽과 해 지는 곳의 양편에서 충돌하는 접점이었다. 어쩌면 그 시간의 온도를 알게 모르게 평생 좋아하며 찾아다녔는지도 모른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가는 소풍, 마치 끼니처럼 자주 하는 고상한 저녁, 멋진 풍광 속에서 만끽하는 삶의 풍요로움은 가치 없는 몰취미다.

조야한 향락욕을 버리고 물화 내지는 속화되어가는 사회로부터 스스로 격리되는 것, 안일과 안락에서 벗어나 복원력과 자정능력을 다시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 진정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떠날 용기가 없는 사람이 변명거리를 찾는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일단 방향을 잡고 몸을 움직이는 것, 덕지덕지 붙은 삶의 불연성 겉치레들을 제거하는 것, 아무런 고마움 없이 문명의 포근한 일상을 주섬주섬 살아왔던 ‘허방’을 떨쳐내는 것, 그래서 돌아왔을 때, 다시 돌아갈 힘을 얻는 것이 여행임을 우리는 알았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둘이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혼자 꾸는 꿈은 그저 그런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우린 세상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바이크 라이딩의 모든 여정은 총 3794㎞였다. 1차 원정으로 3193㎞를 탔고, 2차 보충 취재로 601㎞를 달렸다. 여기서 킬로미터(㎞) 표기는 지역 간 직선거리가 아니라 바이크 라이딩으로 당일 주행한 여행 거리다. 특히 오토바이는 주로 국도․지방도를 경유하기 때문에 활동거리(반경)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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